전두환 미납 추징금 환수 방안 강구하라

입력
2021.11.25 04:30

전두환 전 대통령의 장남 재국씨가 2013년 9월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 앞에서 추징금을 완납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전 전 대통령은 956억 원을 미납하고 사망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전두환 전 대통령이 사망하면서 청산하지 못하고 남긴 빚은 5·18 광주 민주화운동 유혈 진압에 대한 참회만이 아니다. 1,000억 원에 가까운 추징금이 납부되지 않은 채 남았다.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24일 “(추징 관련) 법령 검토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도 이날 ‘5·18에 대한 진실을 밝히고 사과했어야 했다’는 요지의 성명을 내면서 “그의 가족들이 부정하게 축재하여 숨겨둔 재산을 꺼내어 미납금을 완납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할 수 있는 방법을 강구해 추징금을 완납하도록 하는 것이 옳다.

전 전 대통령은 1997년 대법원에서 12·12 군사쿠데타에 대한 내란죄와 함께 대통령 재임 중 기업들로부터 뇌물을 수수한 죄가 인정돼 무기징역과 추징금 2,205억 원 확정판결을 받았다. 하지만 313억 원만 내고 “29만 원이 전 재산”이라며 버텼다. 이후 검찰이 꾸준히 추징금을 집행했고 2013년 서울중앙지검에 특별환수팀까지 구성해 지금까지 57%인 1,249억 원을 환수하고 956억 원이 남은 상태다.

20여 년간 환수 못 한 추징금을 이제 와서 거둬들이는 것이 쉽지는 않다. 우선 국회가 법적 근거를 마련해야 한다. 추징금은 상속되지 않기 때문에 사망자에 대해서도 추징금 집행이 가능토록 법령을 정비해야 한다. 제3자에게 증여하거나 낮은 가격으로 팔아 넘긴 재산도 추징할 수 있도록 추징 대상을 넓히는 법 개정도 검토해야 한다. 또한 검찰은 은닉된 재산이 없는지 찾아내야 한다. 박주민 민주당 의원은 CBS 라디오에 출연해 "남의 이름이나 재산으로 혼입시켜놓은 재산을 찾는 게 가능한지가 관건"이라며 "역사 앞에 부끄럽지 않으려면 어떻게든 추징해야 한다는 게 기본적인 입장"이라고 말했다. 전 전 대통령의 재산을 넘겨받은 가족과 주변인들이 나서서 고인의 빚을 함께 책임지고 갚겠다는 의미로 추징금을 납부한다면 더 좋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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