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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위원회 없앴지만... 'BTS 본상 퇴짜' 그래미 '유리천장' 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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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아메리칸뮤직어워즈'에서 대상을 받은 그룹 방탄소년단이 '2022 그래미어워즈(이하 그래미)'에선 본상 후보에서 모두 제외되자, 그래미의 보수성에 대한 비판이 안팎으로 쏟아지고 있다. AP통신 등 외신은 "BTS의 '버터'가 퇴짜를 맞았다"고 꼬집었고, 음악 팬들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사기의 그래미'란 뜻의 해시태그 '#Scammys'(Scam+Grammy)'를 단 글을 잇달아 올려 항의했다. 그래미가 올해부터 1만2,000여명의 리코딩 아카데미 회원의 투표로 후보를 지명하는 방식을 도입해 투명성을 확보하겠다고 올 초 밝혔지만, 이번 후보 발표 결과 '화이트 그래미'의 유리천장은 여전했다는 지적이다.
"BTS '버터' 퇴짜" 외신도 당황
시상식을 주관하는 미국레코드예술과학아카데미는 23일(현지시간) 온라인 생중계로 총 86개 부문 후보를 발표했는데, '올해의 레코드' '올해의 노래' 등 주요 4개 부문 후보 어느 곳에도 방탄소년단의 이름은 없었다.
5월 발표한 히트곡 '버터'로 미국 빌보드 차트에서 10주 정상에 머물러 올해 최장 1위를 한 방탄소년단은 세부 장르인 '베스트 팝 듀오/그룹 퍼포먼스' 딱 한 부문에만 이름을 올렸다. 불과 이틀 전 21일 열린 아메리칸뮤직어워즈에서 방탄소년단이 '올해의 아티스트'를 비롯해 '인기 팝송' 등 3개 부문 후보에 올라 상을 휩쓴 것과 대비된다.
그래미 향한 비판 ①대중 소비 흐름 간과 ②제3세계 창작 홀대
차트 순위를 기준으로 삼는 빌보드뮤직어워즈와 팬 투표로 선정하는 아메리칸뮤직어워즈와 달리 그래미는 기존 수상자와 프로듀서 등 음악산업 종사자로 구성된 회원단이 후보와 수상자를 모두 뽑는다. 그래미는 미국 3대 음악시상식 중 최고 권위를 자랑하지만 ①대중의 소비 흐름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② 제3세계 창작자들을 홀대한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비판적 시각이다. 김성환 음악평론가는 "방탄소년단이 본상 후보에서 제외된 후보 리스트는 그래미가 확실히 새로운 것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데 몇 걸음 느리다는 걸 증명하는 것"이라며 "시상식 역사를 돌이켜볼 때 특히 아이돌그룹에 박했고, 그래서 뉴키즈온더블록 등 시대를 풍미한 보이그룹도 본상을 받지 못한 것"이라고 꼬집었다.
음악평론가인 김작가는 "미국 대중음악산업뿐 아니라 리코딩 회원 내 아시아계 비중이 낮은 것도 그래미의 유리천장이 깨지지 않는 원인"이라고 비판했다. 미국 방송사 ABC에 따르면 올해 리코딩 아카데미 측이 6월 2,000여 명의 신입 회원을 들였는데, 그중 아·태평양 출신은 단 4%에 그쳤다. 과반인 51%가 백인이었다.
백인 위주로 구성된 심사위원단의 배타성은 역대 본상 수상작에서 확연히 드러난다. 올해 64회를 맞은 그래미에서 아시아 아티스트가 본상에서 수상하기는 오노 요코 단 한 명(1982·'올해의 앨범')뿐이다. 그것도 유명한 백인 록스타이자 그의 남편인 존 레넌과 함께 받은 상이다. 그래미는 1990년대부터 20~30명으로 구성된 '비밀위원회'를 중심으로 굴러가면서 보수성을 유지했다. 결국, 지난해 미국 R&B 스타 위켄드가 "그래미는 썩었다"며 시상식 보이콧을 선언하며 고름이 터졌다. 콧대 높은 그래미가 지난해 갑자기 비밀위원회를 없애고 올해부터 후보 선정 방식을 바꾼 계기다.
"2년 연속 후보도 대단한 일" 현지 업계와 접점 넓혀야
방탄소년단이 콜드플레이를 비롯해 체인스모커스, 할시 등과 협업하며 세계 무대에서 영향력을 키웠지만, 그래미 주요 부문에 입성하려면 현지 업계 관계자들의 접점을 더욱 넓혀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10년 넘게 그래미 후보 투표에 참여하고 있는 A씨는 한국일보와의 통화에서 "팝 듀오 그룹 부문에 2년 연속 후보에 오르고 후보 발표에 초대받은 것도 대단한 일"이라며 "지속해서 좋은 프로덕션을 유지한다면 수상까지 하리라 본다"고 말했다. 방탄소년단은 이날 온라인으로 진행된 그래미 후보 발표 행사에 영상으로 깜짝 출연해 '얼터너티브 뮤직 앨범' 후보를 호명했다.
방탄소년단은 지난해 그래미에서 히트곡 '다이너마이트'로 올해와 같은 후보에 올랐지만, 수상의 영광은 미국 팝스타 레이디 가가와 아리아나 그란데에게 돌아갔다.
시상식은 내년 1월 31일 미국 로스앤젤레스 스테이플스 센터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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