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태우 때와 달리… 노동계 "전두환, 지옥에서라도 죗값 받길"

입력
2021.11.23 15:15
수정
2021.11.23 15:25

"편하게 살다 눈 감은 전두환 명복 빌 수 없다"

지난 8월 9일 광주에서 열린 항소심 재판에 출석한 전두환씨가 25분 만에 건강 이상을 호소하며 퇴청하고 있다. 광주=연합뉴스

지난 8월 9일 광주에서 열린 항소심 재판에 출석한 전두환씨가 25분 만에 건강 이상을 호소하며 퇴청하고 있다. 광주=연합뉴스

23일 전두환씨 사망 소식에 양대노총이 잇따라 성명을 냈다. "지옥에 가서라도 죗값을 치르라", "망자의 명복을 빌지 않겠다"며 강도 높은 수위의 비판을 쏟아냈다. 앞서 노태우 전 대통령 별세 당시 국가장에 반대하던 수준을 훨씬 뛰어넘은 비판이다.

민주노총은 이날 논평을 통해 "12·12 쿠데타로 정권을 찬탈하고 폭발하는 민중들의 민주화 열망을 총칼로 진압하고, 80년 5월 광주를 피로 물들인 학살자의 마지막이 '병사'라는 것이 애석하다"고 했다.

이어 "그가 믿었던 불교에 의하면 사람의 목숨을 해한 자는 지옥에 가게 되는데 본인도 자신이 생을 마감한 후 지옥이 본인의 것임을 알고 있었을 것"이라며 "살아서 받지 않은 죗값은 지옥에 가서라도 받길 바란다"고 밝혔다.

민주노총은 또한 "학살자의 죽음에 머리 숙이는 자는 역사의 반동으로 남을 것"이라며 "선거시기 표를 의식해 지난 노태우씨의 경우처럼 국장이니 국가장이니 하는 몰역사적인 퇴행으로 시민들을 분노케 하고 분열시키지 말아야 한다"고 주문했다.

한국노총도 이날 오후 논평을 내고 "망자에게 명복을 빌어주는 것이 도리이나 그의 명복은 빌어줄 수 없다"고 밝혔다. 한국노총은 "전두환은 내란 학살 사건 주범이다. 그로 인해 수많은 사람이 죽고 다쳤으며, 그 고통은 40여 년이 지난 지금도 희생자와 유족들의 뼛속까지 사무쳐있다"며 "그들의 고통에 비해 전두환은 너무 편하게 살다가 눈 감았다"며 명복을 빌 수 없는 이유를 설명했다.

유환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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