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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실 묻어선 안 돼"… 범여권, 전두환 사망에 역사·정의 강조

입력
2021.11.23 14:00
수정
2021.11.23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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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기정 "29일 사자명예훼손 항소심인데 허망"
조국 "학살에 저항하다 숨진 시민들 명복 빈다"
일부는 '전두환 옹호' 발언한 윤석열 비판도

전두환 전 대통령이 23일 사망했다. 향년 90세. 지병을 앓아온 전씨는 이날 오전 8시 40분께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자택에서 숨졌다. 사진은 8월 9일 광주에서 열린 항소심 재판에 출석한 전씨가 25분 만에 건강 이상을 호소하며 퇴정하는 공식 석상에 노출된 마지막 모습. 연합뉴스

전두환 전 대통령이 23일 사망했다. 향년 90세. 지병을 앓아온 전씨는 이날 오전 8시 40분께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자택에서 숨졌다. 사진은 8월 9일 광주에서 열린 항소심 재판에 출석한 전씨가 25분 만에 건강 이상을 호소하며 퇴정하는 공식 석상에 노출된 마지막 모습. 연합뉴스

범여권 인사들은 23일 전두환 전 대통령 사망과 관련해 역사와 정의를 바로 세우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성토했다.

강기정 전 청와대 정무수석은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페이스북에 "전두환이 죽었다. 광주의 수많은 죽음에 대한 아픔과 서러움은 여전히 진행 중"이라며 "권력욕의 화신인 전두환은 광주를 희생양으로 삼았지만, 지난 40년간 단 한 차례도 사죄하거나 용서를 빌지 않았다"고 규탄했다.

강 전 수석은 '전두환 회고록 사건'을 언급하며 "허망하다"고 씁쓸해했다. 전씨가 고(故) 조비오 신부 사자명예훼손 항소심 판결을 앞두고 사망했기 때문이다. 항소심 판결은 29일에 열릴 예정이었다. 전씨는 회고록에서 5·18 당시 헬기 사격을 목격했다고 증언한 고(故) 조비오 신부를 "신부란 말이 무색한 파렴치한 거짓말쟁이"라고 비난하고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1심에서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강 전 수석은 "다음 주 월요일 전두환 회고록 사건의 항소심 판결에서 그가 행한 악행의 극히 일부라도 단죄할 수 있었는데 허망하기 짝이 없다"고 했다. 그러나 그는 "잘못된 역사의 반복은 늘 시민의 피와 희생을 부른다"며 "전두환이 죽었다고 진실까지 묻을 수는 없다. 우리 손으로 역사를 바로 세워야 한다"고 다짐했다.




전두환 전 대통령이 사망한 23일 오전 광주 서구 5·18기념재단 오월기억저장소에서 5월 3단체(유족회·부상자회·구속부상자회)가 사과 없이 사망한 전씨와 관련해 입장문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전두환 전 대통령이 사망한 23일 오전 광주 서구 5·18기념재단 오월기억저장소에서 5월 3단체(유족회·부상자회·구속부상자회)가 사과 없이 사망한 전씨와 관련해 입장문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은 전씨와 관련된 사건인 12·12 사태와 5·18 광주 민주화운동을 거론했다. 조 전 장관은 페이스북에 "1979년 12·12 쿠데타에 맞서다 숨진 군인들과 1980년 5·18 학살에 대하여 저항권을 행사하다 숨진 시민들의 명복을 다시 한번 빈다"고 적었다.

장혜영 정의당 의원은 "죄 많은 학살자의 생, 끝까지 반성 없이 간다"며 "당신 같은 존재가 대한민국 역사에 두 번 다시 없길 바란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여영국 "전두환 찬양한 윤석열, 역사·사법 정의 지체시켜"

전두환 옹호 발언과 개사과 논란을 빚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10일 광주 북구 5·18민주묘지를 방문, 참배를 위해 묘역으로 향하고 있다. 뉴스1

전두환 옹호 발언과 개사과 논란을 빚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10일 광주 북구 5·18민주묘지를 방문, 참배를 위해 묘역으로 향하고 있다. 뉴스1

일부는 '전두환 옹호' 발언 논란을 일으킨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에게 비판의 화살을 돌렸다. 강민정 열린우리당 원내대표는 페이스북에 "단죄받고 제대로 대가도 치르지 않고 죽었다"라며 "뻔뻔하게 29만 원 통장을 흔들어대던 놈이 죽었다"고 비꼬았다. 그러면서 "원통하고 또 원통하지만 그를 칭송했던 인간이 다시 그 자리에 앉는 일만은 막는 걸로 또다시 원통해할 일을 만들지 말자 다짐한다"고 적었다.

여영국 정의당 대표도 "전두환 군부독재 정권을 찬양하는 윤 후보와 같은 수구세력이 그를 단죄한 사법 심판과 역사적 평가를 조롱하며 역사와 사법 정의를 지체시켰다"며 "학살의 범죄에 묵인하고 동조해온 공범들"이라고 일갈했다.

전씨는 이날 오전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자택 화장실에서 쓰러진 채 발견됐다. 신촌 세브란스병원 의료진이 자택을 방문해 심폐소생술을 했지만 이미 숨진 상태였다.


류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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