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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유가 잡으려 비축유 방출...기후변화 대응 신뢰는 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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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유가 상승이 조 바이든 대통령의 발목을 계속해서 잡고 있다.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악영향, 지지율 하락을 이끄는 핵심 변수인 데다 3주 전 기후변화 정상회의 약속과 모순되는 화석연료 활성화 방향 때문에 국제사회의 신망과 환경운동 진영 지지마저 잃고 있다. 전략비축유 방출로 급한 불을 끈 뒤 다시 재생에너지 중시 기조로 돌아간다는 게 백악관 설명이지만 안팎의 비판은 계속되는 분위기다.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는 22일(현지시간) “바이든 대통령의 에너지 가격 인하 추진이 바이든의 업적 중 핵심인 기후변화 대응과 관련된 고귀한 목표를 저해하고 있다”며 환경론자들의 비판을 전했다. 바이든 행정부가 205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 제로화를 위해 화석연료 사용을 줄여나가겠다고 해놓고도 실제로는 거꾸로 가고 있다는 지적이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는 전략비축유 활용이다. 미국은 23일 기준 휘발유 평균가격이 1갤런(1갤런은 3.78리터) 당 3.403달러를 기록하고 있다. 7년 만의 유가 최고 기록을 계속 바꿔나가는 중이다. 자동차 의존도가 절대적인 미국에서는 유가 급등이 민심 이반의 핵심 요소가 되고 있다.
결국 기름 공급을 늘리기 위해 ‘석유수출국기구(OPEC) 플러스’ 국가들에게 원유 증산을 요구했지만 먹히지 않자 꺼낸 카드가 미국과 동맹 및 우방 국가의 전략비축유 방출이다. 백악관은 23일 5,000만 배럴(1배럴은 158.9리터)의 전략비축유 방출을 발표했다. 한국 일본 인도 영국 등도 동참했다. 단기적으로 공급을 늘려 가격을 잡겠다는 의도다.
세계 최대 규모인 6억450만 배럴의 전략비축유를 보유 중인 미국은 치솟는 유가에 대응해 과거 3차례 이 비축유를 방출한 적이 있다. 앞서 15일 미중정상회담에서도 바이든 대통령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게 전략비축유 방출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이번 조치는 화석연료 사용을 권장하는 내용이라 기후변화 대응 기조에 위배된다는 지적도 있다. 생물다양성센터 에너지정의프로그램 책임자 진 수는 WP에 “바이든 행정부의 행동에는 엄청난 모순이 있다. 기후(변화) 대응을 위해 진짜 온 힘을 쏟아야 한다. 지금은 더 많은 원유와 가스를 생산할 때가 아니다”라고 밝혔다.
바이든 행정부의 원유 시추 허가도 환경운동가의 비판을 받는 지점이다. 지난주 법원 명령에 따라 멕시코만 일대 8,000만 에이커 임대권이 경매에 부쳐졌다. 이 임대권은 향후 수십년간 11억 배럴의 원유와 4조4,200억 입방피트의 천연가스를 생산할 수 있는 규모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때 시작했던 경매를 바이든 행정부가 보류시켰지만 지난 6월 연방 판사의 판결로 뒤집힌 후속 조치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이 결정은 잘못됐다고 우리는 믿고 있다”라고 설명했지만 환경운동 진영은 바이든 행정부가 원유 시추를 막을 수 있는 사전 기회를 놓쳤다고 비판한다고 WP는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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