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상정 "안철수, 조건 없이 만나자"… '제3지대 공조' 물꼬 트나

입력
2021.11.22 19:30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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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연에도 만남 제안 예정

심상정 정의당 대선후보가 22일 국회에서 열린 선거대책위원회 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공동사진취재단

심상정 정의당 대선후보가 22일 국회에서 열린 선거대책위원회 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공동사진취재단

심상정 정의당 대선후보가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에게 "조건 없이 만나자"고 말했다. '양당 체제 종식을 위한 협력'을 명분으로 내세웠다. 안 후보가 정치개혁을 말해온 만큼, 쉽게 내치지 못할 소재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의 높은 비호감도로 인해 '제3 지대'의 공간이 상당히 확보돼 있는 상황에서 심 후보 제안은 제3 지대를 꿈틀거리게 할 수 있다.

심 후보는 22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오늘부터 '제3지대 공조'를 시작하겠다"고 선언했다. 본인을 비롯해 안 후보와 김동연 새로운물결 대선후보 등 비(非)국민의힘 야권 주자들이 모두 '기득권 양당 정치 타파'를 주장했으니, 같은 목표를 향해 힘을 합치자고 손을 내민 것이다.

심 후보는 "정권교체는 국민 명령이지만, 1987년 이후 34년 간 반복된 양당(민주당과 국민의힘)의 공수 교대로 귀결돼서는 안 된다는 것이 다수 국민들의 뜻"이라고 말했다. 또 "안 후보와 김 후보 모두 '시대교체로 나아가야 한다'고 하지 않았나. 뜨겁게 환영한다"고 했다.

손길은 우선 안 후보로 향했다. 심 후보는 "이른 시일 내에 조건 없이 만나자"며 "양당 체제 종식을 위한 연대를 포함해 다양한 의견이 교환되는 자리가 되기를 바란다"고 했다. 공조 형태에 대해선 "지금은 어디까지 협력할 수 있는지, 어떤 노력을 함께할 수 있는지를 적극 모색하는 대화를 시작하겠다는 것"이라고 여지를 두었다.

다만 대선후보 단일화에는 선을 그었다. 심 후보는 "우리 정치권은 단일화에 과도하게 관심이 많다"며 "단일화는 너무 앞서가는 이야기이고, 아직 한 번도 안 후보 등을 못 만난 상황에서 언급할 문제가 아니다"고 말했다. 심 후보는 김 후보 등에게도 회동을 요청하겠다는 방침이다.

심 후보가 '제3지대 공조'를 제안한 것은 '국민의힘도, 민주당도 싫다'는 부동층이 높은 상황과 맞물려 있다. 제3지대 후보 각각의 지지율은 높지 않지만, 공조를 통해 파괴력을 키울 수 있기 때문이다. 여론조사마다 차이는 있지만, 세 후보의 지지율 합은 10% 안팎이다.

거대 양당에 쏠리는 시선을 빼앗는 효과도 노린 것으로 풀이된다. 심 후보는 "제3지대에 대한 시민들의 요구와 열망이 더 커지고 있다"며 "(제3지대 공조는) 그런 열망을 적극 받아 안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라고 말했다.

신은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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