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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인, 윤석열과 연락 끊고 합류 거부… '찬바람' 심상찮다

입력
2021.11.22 20:30
수정
2021.11.22 22:33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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金, 이준석 통해 "내 이름 올리지 말라"
尹, "총괄선대위원장 없이 갈 수도"
"끝내 갈라서는 최악의 상황도 대비"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22일 국회 당대표 회의실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22일 국회 당대표 회의실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와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 사이에 시베리아급의 찬바람이 불고 있다. 윤 후보가 김종인ㆍ김한길ㆍ김병준 '3김(金) 선거대책위원회' 구상을 공식화한 지 하루 만인 22일 김 전 위원장이 사실상 "참여하지 않겠다"는 뜻을 전했다. 두 사람이 아예 갈라설 수 있다는 관측까지 나온다.

윤 후보의 승리 퍼즐엔 '김 전 위원장 합류'가 필수조건으로 따라붙는다. 중도 확장과 정치 혁신의 키를 김 전 위원장이 쥐고 있기 때문이다. 윤 후보는 김한길ㆍ김병준 '2김(金) 체제'로 급히 변경해 선대위를 출발시켰지만, 리더십에 상처를 입게 됐다.

김종인과 갈등, 감추지 않은 윤석열

윤 후보는 김 전 위원장과의 갈등을 굳이 감추지 않았다. 22일 오전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이준석 당대표와 김병준 전 비상대책위원장을 선거대책위원회 공동 상임선대위원장으로 임명하는 인사안만 통과시켰다.

윤 후보는 "김종인 전 위원장은 (총괄선대위원장직 수락 여부에 대해) 하루이틀 시간을 더 달라 했다. 본인이 최종 결심하면 그때 인사안을 올리겠다"고 설명했다. 김 전 위원장과의 '이상 기류'를 먼저 공개한 것이다. 21일 밤 늦게 김 전 위원장이 이준석 대표를 통해 윤 후보에게 "최고위에 내 인선안은 올리지 말아달라"고 알렸다고 한다. 윤 후보와 김 전 위원장이 직접 소통하지 않았다는 얘기다.

김 전 위원장과 관계가 꼬인 이유를 묻자 윤 후보는 이렇게 답했다. "여러분이 취재 해봐라. 저도 정확하게 모르겠다." 김 전 위원장을 향한 '불편한 심기'를 여과없이 표출한 셈이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21일 서울 용산구 김한길 전 민주당 대표 사무실에서 김 전 대표와 회동하며 악수를 나누고 있다. 뉴스1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21일 서울 용산구 김한길 전 민주당 대표 사무실에서 김 전 대표와 회동하며 악수를 나누고 있다. 뉴스1


냉랭한 김종인… "더 이상 할 말 없다"

김 전 위원장도 냉랭했다. 서울 광화문 사무실로 찾아 간 기자들이 '선대위 합류를 고민하는 이유가 뭔가' '윤 후보를 만날 계획이 있느냐'고 거듭 물었지만, 말 없이 고개만 가로 저었다. 김 전 위원장은 "나는 선대위 합류를 하루 이틀 고민할 시간 갖겠다고 얘기한 적도 없다"고 말을 잘랐다. 침묵은 윤 후보에 대한 '강한 불만'의 표시다.

두 사람의 관계가 단단히 틀어진 건 20일 만남 직후라는 해석이 많다. 당시 윤 후보는 김병준 전 위원장과 함께 김 전 위원장의 사무실을 방문했고, 이후 윤 후보가 언론에 "김종인 전 위원장이 김병준 상임선대위원장 선임에 동의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김종인 전 위원장은 "찬성한 적이 없다"는 입장이다.

김 전 위원장은 윤 후보 비서실장으로 거론되는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에 대해서도 여전히 반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윤 후보 직속으로 '정책검증팀'을 신설한다는 내용의 조직안도 걸림돌이다. 후보 직속의 팀과 위원회가 많아질수록 총괄선대위원장의 권한은 줄어든다. '김종인 원톱' 체제 대신 '3김 지도부' 체제를 밀어붙인 윤 후보에 대한 김 전 위원장의 반감이 그만큼 크다는 뜻이다.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17일 서울 종로구의 사무실로 향하며 취재진 질의에 답하고 있다. 뉴스1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17일 서울 종로구의 사무실로 향하며 취재진 질의에 답하고 있다. 뉴스1


윤석열·김종인 일단 갈라서나?

두 사람의 갈등은 이미 상당히 깊어졌다. 윤 후보는 22일 당 지도부에 "총괄선대위원장을 다른 사람에게 맡기거나, 총괄선대위원장 없이 선대위를 당분간 꾸려갈 수 있다"고 말했다. 윤 후보가 늦어도 다음 달 6일 선대위를 공식 발족할 계획인데, 그때까지 김 전 위원장 합류가 어렵다고 본 것이다.

김 전 위원장도 물러서지 않을 기세다. 김 전 위원장의 한 측근은 "두 사람이 갈라서는 최악의 상황도 배제할 수 없다"고 했다. 윤 후보를 대신해 이날 김 전 위원장을 만난 임태희 전 대통령실장도 선대위 합류에 대한 확답을 듣지 못했다.

윤 후보가 김 전 위원장 설득을 위한 끈을 아예 놓은 건 아니다. 장제원 의원의 비서실장 임명을 일단 보류한 건 김 전 위원장을 존중한다는 뜻이라고 한다. 김태호 의원, 나경원 전 의원 등 윤 후보와 가까운 중진들이 선대위 전면에서 물러나 '백의종군'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도 두 사람의 관계를 풀기 위한 분위기를 만드는 차원이다. 윤 후보 측도 "물밑에선 설득을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김지현 기자
강유빈 기자
손영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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