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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 내릴 준비하다 넘어져 다친 승객...대법 "기사 책임"

입력
2021.11.22 10:31
수정
2021.11.22 1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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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 정차 중 가방 메다가 넘어져 허리 다쳐
치료비 지급한 국민건강공단, 버스사 상대 구상금
1·2심 "정차 전 일어날 필요 없었다" 청구 기각
대법원 "승객 고의로 다친 것 아니라면 기사 책임"

한국일보 자료사진

한국일보 자료사진

버스가 정차할 때 승객이 미리 일어나다 넘어져 다쳤다면 운전기사에게 책임이 있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 2부(주심 이동원 대법관)는 국민건강보험공단이 A사를 상대로 낸 '구상금 청구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패소 판결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부산지법으로 돌려보냈다고 22일 밝혔다.

2017년 7월 A사 소속 버스에 탄 B씨는 버스 좌석에서 일어나 가방을 메던 중, 정류장에 정차하는 버스의 반동에 뒤로 넘어져 허리를 다쳤다. B씨는 치료비로 110만원 가량을 냈고, 이중 공단이 97만원을 지급했다. 이후 공단은 버스 기사가 승객 안전을 고려하며 운전을 하지 않은 과실이 있다며 A사 측에 치료비 구상금을 청구하는 소송을 냈다.

1심과 2심은 모두 A사가 치료비를 공단에 내지 않아도 된다고 봤다. 1심 재판부는 "승객은 버스 정차 전부터 일어나 손잡이도 잡지 않은 채, 뒤로 넘어지기 쉬운 자세로 백팩을 메려던 중 버스가 정차해 반동으로 넘어졌다"라며 "사고 당시 버스 내부가 혼잡하지 않아 굳이 정차 전부터 일어나 준비해야 할 필요성이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했다.

2심 재판부 역시 "버스 운전자에게 정차할 때 반동이 없도록 운행해야 하는 의무를 인정하기는 어렵고 사고 발생 당시 버스의 속도 등을 고려할 때 급하게 정차했다고 볼 수도 없다"며 1심 판단을 유지했다.

대법원은 그러나 승객이 고의로 다치려고 한 게 아니라면 버스 기사의 과실로 봐야 한다고 판단했다. 대법원 판례 역시 자동차 승객이 입은 손해는 운전자에게 배상 책임이 있다고 본다. 재판부는 "이 사고가 B씨 고의로 인한 것임이 증명됐다고 보기 부족하므로 부상에 따른 손해에 대해 A사의 책임이 면제됐다고 볼 수 없다"며 사건을 파기환송했다.

신지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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