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러시아, 내년 초 우크라 침공할 수도”... 미·러 신경전 가열

입력
2021.11.22 09:14
수정
2021.11.22 1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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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러시아, 우크라 침공 시나리오' 유럽과 공유
"10만 규모 100개 전술 대대 동원해 진격할 듯"
러시아 "미국, 인위적으로 공포 조장한다" 비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국민통합의 날'인 4일 우크라이나령 크림반도 세바스토폴에 있는 러시아 내전(1917~1922) 희생자 추모비 앞에서 연설하고 있다. 세바스토폴=AP 연합뉴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국민통합의 날'인 4일 우크라이나령 크림반도 세바스토폴에 있는 러시아 내전(1917~1922) 희생자 추모비 앞에서 연설하고 있다. 세바스토폴=AP 연합뉴스

미국이 내년 초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유럽 동맹국들과 관련 정보를 공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1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미국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침공을 결심할 경우 예상되는 러시아군의 공격 계획 등이 포함된 정보를 지난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 일부와 공유했다.

미국이 포착한 시나리오에는 러시아가 약 10만 명으로 구성된 100개 전술 대대를 동원해 러시아와 크림반도, 벨라루스를 통해 우크라이나로 진격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이미 절반의 병력이 작전 위치에 배치돼 있으며, 공격이 개시되면 공군의 지원도 이어질 수 있다. 러시아는 전투 병력들이 빠져나간 뒤 영토 내에서 일어날 분쟁을 막기 위해 예비군 수만 명을 비밀리에 소집했으며, 이는 옛 소련 시절과 비교해도 전례없는 규모로 평가된다. 내년 초 푸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침공 여부를 저울질할 수 있다는 게 미 정보당국의 판단이다.

우크라이나를 겨냥한 허위 정보가 급증하고 있는 사실도 포착됐다. 미 정보당국은 우크라이나 내 불안 조성 목적으로 러시아 정부가 정보 요원들을 모집해 벌인 소행으로 보고 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는 보도가 잇따르자, 러시아는 ‘미국의 인위적인 공포 조장’이라며 반발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러시아 대통령 대변인은 이날 미국을 겨냥해 “해외에서 군대를 데려온 사람들이 우리 영토에서 벌어지는 일에 대해 ‘이례적 군사활동을 하고 있다’고 비난한다”며 “인위적인 히스테리를 부리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러시아는 2014년 우크라이나를 침공해 크림반도를 병합했다. 이때부터 줄곧 우크라이나 문제는 푸틴 대통령에게 ‘미완의 비즈니스’였다는 게 외교안보가의 분석이다. 이후 미국과 유럽의 대러시아 제재에도 우크라이나 동부에서 1만4,000명이 사망하는 등 지역 분쟁이 계속돼 왔으며, 만약 러시아의 추가 침공이 현실화할 경우 그 규모는 2014년 때보다도 더 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강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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