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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전국민 지원금 불가" 설명 듣자... 이재명, '쿨'하게 고집 꺾었다

입력
2021.11.21 16:10
수정
2021.11.21 16:16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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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민 재난지원금 지급 철회 뒷얘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21일 충북 청주시 육거리종합시장에서 '충북의 사위'가 적힌 푯말을 들고 있다. 청주=뉴시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21일 충북 청주시 육거리종합시장에서 '충북의 사위'가 적힌 푯말을 들고 있다. 청주=뉴시스

"그렇다면 고집하지 않겠습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지난 18일 전국민 재난지원금 지급 계획을 철회하면서 당 정책위에 한 말이다. 박완주 민주당 정책위의장이 "전국민 지급을 위한 재원 마련이 불가능하다"고 최종 보고를 했고, 이 후보는 결정을 더는 지체하지 않았다. 그러면서 "현재 쓸 수 있는 정부 재원으로 소상공인과 자영업자 지원을 신속하게 해달라"고 주문했다.

17일까지 이 후보는 강경했다. "재난지원금을 골라서 지원했더니 경제 효과가 거의 없었다"며 선별 지원에 반대했다. 하루 만에 마음을 바꾼 것을 놓고 복수의 민주당 관계자들은 "이 후보 스스로, 전격적으로 내린 결정이다. 그렇게 유연할 수 있다는 것에 놀랐다"고 전했다.

'빚 안 내고 초과 세수'로 안 되자.. "고집 않겠다"

이 후보가 전국민 재난지원금 추진 의사를 밝힌 건 지난달 29일. 이후 민주당은 지급 방안을 검토해 왔는데, 이 후보 측과 협의한 원칙은 두 가지였다고 한다. '①빚을 내서 하지 않는다. ②초과 세수(약 19조 원)를 활용한다.'

약 20일 간 검토를 거친 민주당은 그러나 ① ②를 모두 충족할 순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6차 추가경정예산 편성 없이 현실적으로 활용 가능한 초과 세수는 2조5,000억원 뿐이라 전국민 지원이 불가능하다'는 게 민주당의 최종 결론이었다. 윤호중 원내대표를 비롯한 원내지도부는 18일 오전 당 정책위로부터 이같은 내용을 보고 받았고, 이후 이 후보와 송영길 당대표에게 같은 내용을 전달했다.

사실상 '전국민 지급 불가능' 통첩을 받은 이 후보의 반응은 이랬다고 한다. "자료를 보면서 설명을 들을 수 있겠습니까." 곧 이어 박완주 의장의 구체적 설명을 들은 이 후보는 의외로 '쿨하게' 물러선 것으로 알려진다.

"대선후보 이재명, 지방 행정 경험 과신 경계해야" 자성도

박 의장은 이후 기자간담회에서 "이 후보가 현실적으로 판단하는 면모를 보며 굉장히 유연하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전국민 재난지원금 추진에 대한 부정적 여론을 우려하던 민주당 의원들 사이에서도 "잘 한 결정"이라는 호평이 많았다.

"이 후보가 이번 사례를 교훈 삼아야 한다"는 자성의 목소리도 나왔다. 최근 민주당 대선 선대위 비공개 전략회의 참석자들의 전언.

"이 후보가 ①경기 성남지사, 경기지사로서 쌓은 성과에 기반한 '과도한 확신'을 경계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주문이 나왔다. 경기지사로서 도민 전체에 재난지원금을 지급해 좋은 반응을 얻었던 기억 때문에 전국민 지원금 추진을 안일하게 판단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있었다. '내가 성남시에서, 경기도에서 해봐서 잘 안다'는 식보다는 구체적인 성과를 갖고 설득해야 한다는 조언도 있었다."

선대위 소속 민주당 의원의 얘기. "②이 후보의 '강한 추진력'이 오히려 역풍을 부를 수 있는만큼, 발언에 보다 신중해야 한다는 인식을 선대위에서 공유했다. 음식점 총량제, 주4일제 불쑥 제안으로 논란이 됐는데, 이 후보는 아이디어만 던져도 '진짜 추진할 것 같다'는 인상을 준다는 게 문제다. 더 조심해야 한다."

이서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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