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주자들은 인구 감소를 대체 어쩔건가요

입력
2021.11.20 00:00
22면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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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8일 한국경제연구원 발표 결과에 따르면, 한국 대졸 취업률은 75.2%로 OECD 31위라고 한다. 37개국 중 31위이니 하위권이다.

나는 7년 전 대졸 공채 취업준비를 했다. 그때도 매년 최악의 취업난이어서 괴로웠던 기억이 생생하다. 취업이 쉽지 않을 것을 예상하고 저학년 때부터 직무 관련 스펙을 준비했고 인턴도 두 번 했다. 선배들은 나보다 더 쉽게 취업했던 것 같은데 시대를 잘못 타고났다고 투덜대기도 했다. 그래도 운 좋게 졸업 전에 취업한 나를 두고 친구들은 너는 그래도 꽃길만 걸었다고 이야기하기도 한다.

어떤 친구들은 자리 잡는 과정이 좀 더 힘들었다. 명문대를 졸업했는데도 졸업 후 취업까지 몇 년이 걸린 이들도 있고, 고시 준비를 하다가 포기하고 나이가 서른인데 아직 취업 준비 중인 친구도 있다. 어떤 친구는 버틴 끝에 빛을 봤다. 공기업 준비를 하면서 수년간 탈락의 고배를 마셨지만 계속 버텼고, 결국에는 서른에 원하던 회사에 입사했다. 이제는 누가 봐도 좋은 직장에 다니는 일등 신붓감이다. 하지만 취업이 늦었기 때문에 모은 돈이 없다. 나이가 차니 결혼을 하기는 해야 하는데 집값은 비싸고 현실적으로 모은 돈이 없어서 걱정이 된다고 한다.

나도 취업이 힘들었다고 생각했지만 후배들은 확실히 더 힘든 것 같다. 그래도 매년 수백, 수천 명을 채용하던 대졸 공채를 대기업들이 연이어 폐지하고, 말라붙은 문과 채용의 단비였던 은행마저도 IT 중심, 경력자 선호로 전환되면서 문과 졸업생들이 낙동강 오리알이 된 느낌이다. 나이 서른이면 커리어는 자리 잡고 집도 있고 차도 있을 줄 알았는데 취업조차 못한 경우가 드물지 않은 것이다.

지난 9월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대한민국 30대 남성 미혼율이 50%를 넘겼다. 30대 여성은 3명 중 1명이 미혼이다. 과거에 비해 혼인율이 감소한 것은 알고 있었지만 30대 절반이 미혼 상태라는 것은 정말 충격적이다. 낮은 혼인율이 낮은 출산율로 이어질 텐데 인구 절벽과 사회 구성 변화가 피부에 와닿는 시점이 되면 소비가 줄고 경제 성장 둔화가 심각해질 것이다. 이미 늦었지만 더 늦기 전에 인구 구조 변화에 직면한 가장 심각한 문제 중 하나로 보고 대안을 세워야 한다.

최근에는 중국도 출산율 감소에 직면했다. 14억 인구가 45년 내 절반으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한다. 아이를 안 낳는 원인 중 일부로 우리나라와 비슷하게 높은 집값과 사교육비 부담이 꼽혔는데, 그러자 지난 7월에 정말 강력한 사교육 규제를 단행했다. 그 결과 규제 실행 3개월 만에 중국 사교육 업체 40%가 폐업했다고 한다. 물론 나는 사교육을 폐지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이런 극단적 조치는 중국이니 가능한 일이고 한국에서는 해야 할 일도, 가능한 일도 아니다. 하지만 인구 문제를 정말 심각하게 바라보고 해결책을 제시하는 일은 우리나라에서도 아주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다음 대통령 선거가 4개월도 남지 않았다. 단지 5년 임기 내에 성과를 볼 수 있는 정책 외에도 장기적인 미래를 위해 중요한 문제에 고민이 있는지 확인할 때다. 낮은 혼인율과 출산율을 개선할 방안이 있는지, 인구감소가 확정된 미래라면 그 시기에도 경제 성장을 유지할 전략은 무엇인지 논의해야 한다.


곽나래 이커머스 기획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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