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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품 브랜드가 또..." 디올이 공개한 사진 한 장에 중국이 분노한 까닭은

입력
2021.11.19 08:00
수정
2021.11.19 1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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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명품 브랜드 디올 최근 상하이 전시회에서
눈 게슴츠레한 아시아 여성 사진 공개해 비난받아
"아시아와 중국 문화 모욕하고 왜곡...끔찍하다"

프랑스 명품 브랜드 디올이 최근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레이디 디올 전시회에 공개했다가 중국 여론의 뭇매를 맞고 삭제한 사진. SNS 캡처

프랑스 명품 브랜드 디올이 최근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레이디 디올 전시회에 공개했다가 중국 여론의 뭇매를 맞고 삭제한 사진. SNS 캡처

프랑스 명품 브랜드 디올이 최근 아시아 여성을 모델로 한 패션 사진을 공개했다가 중국 여론의 비난을 받고 있다. 아시아와 중국 문화를 모욕했다는 이유다. 디올은 논란이 커지자 전시와 중국 웨이보 계정에서 해당 사진을 삭제했다.

18일(현지시간)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최근 디올은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레이디 디올(Lady Dior) 전시회에서 전통 의상을 입고 레이디백을 들고 있는 아시아 여성 사진을 공개했다. 사진 속 여성은 중국의 전통 의상을 입고 머리에 꽃 장식을 한 채 눈을 게슴츠레하게 뜨고 있다. 얼핏 보면 무섭기까지 하다.

그러자 중국에서는 아시아와 중국 문화를 모욕했다며 비난을 쏟아냈다. 중국 국영 베이징데일리(북경일보)는 '이것이 디올 눈에 비친 아시아 여성인가'라는 제목의 기사로 디올을 맹비난했다.

또 반관영 여성신문 차이나 우먼스 뉴스는 "디올과 사진작가의 미적 취향이 도를 넘었다"며 "그들의 행동은 중국 여성을 모욕하고 중국 문화를 왜곡하려는 의도를 담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어 "대중을 불편하게 만드는 디올의 귀신같은 사진을 통해 일부 서구 브랜드들의 오만과 편견을 쉽게 찾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디올 로고. 한국일보 자료사진

디올 로고. 한국일보 자료사진

중국의 네티즌들도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을 통해 분노를 표출하고 있다. 한 웨이보 이용자는 "서구 자본은 결코 아시아인을 인간으로 취급하지 않는다. 서구 문화가 얼마나 끔찍한가"라고 비판했다.

또 다른 이용자도 "그들은 브랜드의 고귀함을 나타내기 위해 아시아인에 대한 차별을 이용한다"며 "누가 그것이 예술이라고 하겠는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하지만 이 사진은 중국 출신 사진작가 첸만(陈漫·Chen Man)의 작품이다. 그는 패션매거진 보그에 아시아 여성들을 주인공으로 한 사진을 싣기도 했다. 그의 사진 속 여성들은 하나같이 머리에 커다린 장신구를 달고 눈을 가늘게 뜨고 있다. 디올 속 여성의 모습과 다르지 않다.

그럼에도 논란이 커지자 디올은 해당 사진을 전시회에서 없앴다고 패션매거진 비즈니스 오브 패션이 전했다. 또한 중국의 디올 웨이보 계정에서도 이 사진은 사라졌다. 다만 디올은 이번 논란에 대해 그 어떤 사과나 해명도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과 명품 브랜드의 악연

2019년 이탈리아 명품 브랜드 돌체앤가바나가 공개한 홍보 영상물. 중국 모델이 젓가락으로 피자와 스파게티를 먹는 모습. SNS 캡처

2019년 이탈리아 명품 브랜드 돌체앤가바나가 공개한 홍보 영상물. 중국 모델이 젓가락으로 피자와 스파게티를 먹는 모습. SNS 캡처

SCMP는 디올이 중국에서 원성을 산 게 처음이 아니라고 보도했다. 2019년 디올은 한 대학 프레젠테이션에서 대만이 빠진 중국 지도를 사용해 논란이 됐다는 것이다. '하나의 중국'을 고수하는 중국의 심기를 건드렸다는 이유였다.

또한 이탈리아 명품 브랜드 돌체앤가바나도 2019년 중국 모델이 젓가락으로 이탈리아 음식인 피자, 스파게티를 먹는 모습을 SNS 홍보 영상물로 올렸다가 비난을 받았다. 결국 돌체앤가바나는 "무례하고 모욕적"이라는 비난 속에 상하이 패션쇼를 취소해야 했다. 불매운동이 불거져서다.

중국은 최근 일부 글로벌 패션업체들과 평행선을 걷고 있다. SPA브랜드 H&M과 스포츠브랜드 나이키 등은 중국 내 불매운동에 직면해있다. 이들 브랜드가 위구르족의 강제 노동 등 인권 문제를 이유로 "중국 신장에서 생산된 면화를 사용하지 않겠다"고 선언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중국의 분노를 촉발했다고 SCMP는 전했다.

강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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