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위드 코로나' 짧게는 1년, 길게는 3년 걸린다"

입력
2021.11.19 01:00
구독

질병청 콘퍼런스에서 정재훈 교수 주장

코로나19 신규확진이 3,292명을 기록하며 역대 최다를 기록한 18일 오전 서울 송파보건소 코로나19 선별진료소에서 검사를 받으려는 시민들이 대기하고 있다. 연합뉴스

코로나19 신규확진이 3,292명을 기록하며 역대 최다를 기록한 18일 오전 서울 송파보건소 코로나19 선별진료소에서 검사를 받으려는 시민들이 대기하고 있다. 연합뉴스

'위드 코로나(단계적 일상회복)'가 연착륙하기 위해서는 최소 1년에서 최장 3년이 걸릴 것이라는 예측이 나왔다. 다른 나라에 비해 확진자, 사망자 규모가 훨씬 작다보니 코로나19에 대한 항체 형성비율이 지극히 낮기 때문이다. 너무나 성공적인 K방역이 낳은 역설이다.

18일 질병관리청이 개최한 학술대회 감염병 관리 콘퍼런스에서 정재훈 가천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국내 유입 가능한 해외 감염병 위험도 평가’ 발표를 통해 이 같은 내용을 공개했다.

정 교수에 따르면, 일단 전 국민 접종률 80%와 코로나19 백신의 평균 감염예방효과 80%를 가정하면, 백신 접종을 통해 얻을 수 있는 효과는 전 인구 대비 64% 수준이다. 집단면역을 위해 81~84% 정도가 백신 효과를 누려야 한다면, 미접종자의 감염이나 돌파감염 등을 통해 전체 인구 대비 15~18% 정도가 코로나19 감염 피해를 볼 수 있다.

여기에다 우리나라는 K방역의 성공으로 코로나19 피해가 적었다. 그 때문에 항체 양성률이 아주 낮다. 정 교수는 "미국의 경우 지난 7월 기준 항체 양성률은 20%였고, 독일이나 스위스도 비슷한 수준"이라며 "그에 반해 우리나라의 항체 양성률은 0.5% 수준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정 교수는 이 두 기준을 토대로 우리나라의 남은 감염자 수를 최소 786만 명에서 최대 973만 명으로 추산했다. 관건은 이들의 감염 속도다. 급격하게 방역조치를 풀면 확진자가 한 번에 불어나면서 감당할 수 없는 상황으로 치닫는다. 단계적으로 천천히 가면서 우리 의료체계가 감당 가능한 수준으로 확진자 규모를 관리해야 한다.

정 교수는 "코로나19 유행 곡선을 최대한 평탄하게 펴야 하는데, 이것은 곧 위드 코로나가 앞으로 1년, 길게는 3년까지 이어진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정 교수는 "조금 더 점진적이고 단계적으로 사회적 거리두기를 완화하고, 서킷 브레이커(비상계획)나 방역패스와 같은 안전망을 충분히 도입하고, 역학조사를 더 효율적으로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소영 기자

댓글 0

0 / 250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

기사가 저장 되었습니다.
기사 저장이 취소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