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공룡 선대위' 향해 "기민하고 성과 있는지 의문" 직격... 쇄신 속도 내나

입력
2021.11.18 20:30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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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왼쪽)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18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민주당 정당쇄신, 정치개혁 의원모임' 간담회에 참석해 의원들의 발언을 듣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이재명(왼쪽)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18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민주당 정당쇄신, 정치개혁 의원모임' 간담회에 참석해 의원들의 발언을 듣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덩치만 큰 ‘공룡 선거대책위원회’에 직격탄을 날렸다. ‘신속, 기민, 성과’라는 선대위 개혁의 지향점도 콕 집어 제시했다. 비효율과 소통 부재, 느린 대응 등 선대위의 무능을 질타하는 당 안팎의 지적이 잇따르자, 사실상 “스스로 쇄신하라”는 경고 메시지를 보낸 것이다.

비대한 선대위의 대대적 변화를 촉구하는 목소리는 18일에도 이어졌다. 초선 이탄희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이 시간부로 선대위 너목들위원장직을 반납한다. 선대위에 현장성과 전문성을 갖춘 인사들을 전면 배치하고 나머지 의원들은 지역과 현장으로 가서 시민을 직접 만나야 한다”면서 ‘백의종군’을 선언했다. 여권의 대표 ‘책사’ 양정철 전 민주연구원장이 19개월 만에 국회를 찾아 “후보만 죽어라 뛰고 있다. 절박함이 안 느껴진다”고 작심 비판한 지 하루 만에 나온 자성이다.

이 후보도 이날 당사에서 이 의원 등 ‘민주당 정당쇄신 정치개혁 의원모임’ 소속 의원들과 만나 선대위 쇄신 방향을 놓고 의견을 주고받았다. △공룡 선대위가 당의 활동 과제를 속도감 있게 실행하지 못하고 있고 △이는 단순히 대선 과정뿐 아니라 지난해 총선 이후 1년 반 넘게 지속된 문제라는 성토가 이어졌다고 한다. 이 후보도 “깊이 공감한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후보는 간담회를 마친 뒤 취재진에 “선거일은 다가오는데 지금 민주당 선대위가 국민들의 요구에 부응할 만큼 신속하고 기민하게, 성과 있게 활동하고 있는지에 대해 많은 분들이 의구심을 갖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어떻게 해결할지 많은 의견이 분출해 지켜보고 있다”며 “국민의 정당이라 제자리를 찾아 신속하게 활동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비관과 낙관을 동시에 피력한 건데, 현재 선대위가 많은 문제점을 안고 있지만 자리를 잡아가는 단계인 점을 감안해 일단 인내심을 갖고 긍정적 변화를 기다리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이 후보의 답답함은 전날 이해찬 전 대표와의 비공개 만남에서도 느껴진다. 그가 이 전 대표에게 자문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없던 일로 확인되긴 했지만 “선대위 전면에 나서달라”고 요청한 것 아니냐는 관측까지 제기됐다.

민주당 선대위는 후보는 물론 쏟아지는 각층의 비판을 깊게 받아들여 우선 각 조직의 역할을 분명히 정리하는 내부 정리부터 끝내고, 내주부터 외부인사를 영입해 잘못된 부분을 바로잡을 계획이다. 이 후보의 한 측근은 “거대 정당이 대선후보를 중심으로 단일대오를 만들기까지는 아무래도 시행착오가 있을 수밖에 없다”면서 “대선은 수개월이 걸리는 장기 레이스라는 점을 고려해 조급해 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다만 선대위가 쇄신과 정비에 속도를 내지 못할 경우 2017년 문재인 대통령의 ‘광흥창팀’ 같은 후보 직속 전략조직, 이른바 ‘별동대’를 띄울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서희 기자
강진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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