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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 사용료 버티는 넷플릭스, 구독료는 기습 인상… 최대 1만7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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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넷플릭스가 18일부터 한국 소비자의 구독료를 최대 17% 인상했다. 넷플릭스는 최근 막대한 트래픽을 일으키고도 이에 따른 통신망 비용은 한 푼도 내지 않아 '무임승차' 비판을 받고 있는데, 정작 소비자 구독료는 기습 인상했다는 눈총을 받고 있다.
넷플릭스는 이날 오전 2시 이 같은 구독료 인상을 홈페이지에 공지했다. 2명이 이용할 수 있는 스탠더드는 월 1만2,000원에서 1만3,500원으로, 4명이 이용할 수 있는 프리미엄은 1만4,500원에서 1만7,000원으로 인상했다. 인상률은 각각 12.5%와 17.2%다. 다만 1명만 쓸 수 있는 베이직 요금제는 월 9,500원 그대로다.
바뀐 요금제는 신규 가입자부터 적용된다. 기존 가입자는 대략 한달 뒤부터 새 요금 청구서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약관상 기존 고객에겐 구독료 인상 30일 이전에 이런 사실을 고지하고 동의를 얻도록 돼 있기 때문이다.
넷플릭스가 한국에서 구독료를 올린 건 2015년 한국 진출 이후 처음이다. 이달 초 한국을 찾은 딘 가필드 넷플릭스 정책총괄 부사장은 기자간담회에서 "한국에서 한 번도 구독료를 인상하지 않아 늘 가격 인상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는데, 얼마 안 돼 구독료를 전격 인상한 것이다.
넷플릭스는 한국 구독료 인상이 5년 만에 처음인 데다, 여전히 다른 나라보다 낮은 수준임을 강조하고 있다. 실제 넷플릭스는 지난해 10월 미국 구독료를, 올 2월엔 일본 구독료를 인상했다. 오른 한국 구독료(프리미엄 기준)가 미국·일본(2만 원 안팎) 구독료보다 3,000원가량 저렴한 것도 사실이다.
그럼에도 소비자로선 넷플릭스의 요금 인상이 전혀 달갑지 않다. 서비스 품질이 확 달라진 것도 아닌데, 구독료만 대폭 오른 셈이기 때문이다.
더구나 소비자 사이에선 넷플릭스가 최근 급격히 늘린 투자비용을 보전하기 위해 가격인상 카드를 꺼내든 것 아니냔 의구심이 적지 않다. 넷플릭스는 최근 오징어게임을 비롯한 한국 콘텐츠가 전 세계에서 돌풍을 일으키자 한국 콘텐츠 투자금을 대폭 늘리고 있다. 올해 투자금은 5,500억 원으로 추산되는데, 이는 지난해 넷플릭스의 한국 매출(4,100억 원)보다 많고 지난 5년간 한국 투자 총액(7,700억 원)과도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
한 업계 관계자는 "한국 콘텐츠가 성공하면 결국 넷플릭스가 전 세계에서 돈을 버는 구조인데, 한국 구독료를 인상해 투자비용을 상쇄하려는 거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일각에선 넷플릭스가 '망 사용료' 논란에 따른 각종 규제 리스크에 대비하기 위한 포석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최근 국회에선 세계 최초로 넷플릭스 같은 OTT 사업자에게 의무적으로 망 사용료를 부과하는 내용의 법 개정이 추진되고 있다. 앞으로 지불하게 될 망 사용료 재원을 요금 인상으로 대비하는 것이란 시각이다.
넷플릭스는 이에 대해 "오징어게임처럼 좋은 콘텐츠를 제작하려면 지속적인 투자가 필요한데, 이를 위해선 구독료 인상이 불가피하다"며 "망 사용료와는 아무런 연관이 없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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