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심한 복통으로 병원 찾은 사춘기 아들의 병명이…

입력
2021.11.17 22:08
수정
2021.11.17 2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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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환 꼬인 '고환염전', 12시간 이내 고정해야 괴사 막아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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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생아와 사춘기 남자 아이들이 극심한 복통을 호소해 병원을 찾았다가 고환이 꼬였다(고환염전ㆍtesticular torsion)는 진단을 받을 때가 있다.

음낭 주머니에 싸여 보호를 받고 있는 고환은 정자를 생산하고, 남성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을 합성ㆍ분비한다. 체온보다 2~3도 낮게 온도를 조절하는 기능도 있는 ‘섬세한’ 장기다.

고환은 음낭 안에 혈관과 정관으로 연결된 ‘정삭’이라는 줄에 매달려 있다. 음낭 속에서 고환을 붙들어주고 있는 줄이 꼬이면 ‘고환염전’이 된다. 염전(捻轉)은 반대로 비틀려 꼬였다는 뜻이다.

고환염전이 생기면 고환과 아랫배가 아프고, 고환이 빨갛게 붓고 열이 난다. 심하면 몸이 떨리는 오심과 구토가 생긴다.

고환염전은 남성 비뇨기계 질환 중 대표적인 응급 질환이다. 고환염전의 골든타임은 6시간이다. 시간을 다투어 병원에 도착하지 않으면 고환으로 통하는 혈류가 막혀 고환이 괴사해 심하면 제거해야 한다.

이동기 강동경희대병원 비뇨의학과 교수는 “적어도 12시간 이내에 고정해야 고환 괴사를 막을 수 있다”고 했다.

후유증으로 불임이 생길 수도 있다. 고환염전은 사춘기 전후에 흔히 발생하지만 전 연령층에서 나타난다. 사춘기 때에는 신체 성장이 왕성해지면서 고환을 수축하는 근육인 고환올림근도 힘이 세진다. 이때 과도한 힘이 가해지면 고환이 돌아갈 수 있다.

박성열 한양대병원 비뇨의학과 교수는 “대부분 잠자다 자연 발기로 고환이 돌아가 병원 응급실로 오지만 성적 자극과 격렬한 운동을 하다 고환을 다쳐 고환염전이 생길 수도 있다”고 했다.

고환염전이 생기면 음낭에 꼬인 줄이 손으로 만져지기도 한다. 의사가 손으로 풀 수 있지만 너무 심하게 부어 있으면 손으로 풀기 어렵다.

손으로 푸는 경우 고환염전이 재발하기 쉽다. 고환염전이 의심되면 초음파검사로 고환으로 통하는 혈류를 살펴보고 진단한다. 이 질환으로 진단되면 음낭을 절개해 고환을 고정하는 수술을 시행한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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