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 유족' 만난 윤석열 "北 소행이라고 안한 문재인 정부... 굴종적"

입력
2021.11.17 17:58
수정
2021.11.17 18:06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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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원일 전 함장 등과 40분 면담
"잠수함 충돌설 눈감은 방심위, 자해 행위”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최원일 전 천안함장, 이성우 유족회장과 대화하고 있다. 오대근 기자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최원일 전 천안함장, 이성우 유족회장과 대화하고 있다. 오대근 기자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는 "천안함 피격 사건에 대한 이 정부의 태도가 이해가 안 된다"며 문재인 대통령과 각을 세웠다. 그러면서 “천안함은 피격된 것이고, 우리 장병들이 북한의 도발에 희생된 것이다. 명확하게 그렇게 생각한다”고 못박았다.

윤 후보는 ‘순국 선열의 날’인 17일 최원일 전 천안함장과 천안함 피격 희생 장병 유족회의 이성우 회장을 만났다. 최 전 함장 등이 최근 여야 대선후보들에게 천안함 피격 사건에 대한 입장을 요구했고, 윤 후보가 직접 설명하겠다고 해서 만남이 성사됐다. 윤 후보는 현충일엔 천안함 생존자 예비역 전우회장 전준영씨도 만났다.

윤 후보는 “국격이라는 것은 국가를 위해 희생한 장병들을 어떻게 기억하고, 그들을 희생하게 한 사건을 어떻게 기억하느냐에 달려있다"고 했다. 이어 최근 방송통신심의위원회(방심위) 사태를 거론했다. 천안함 침몰 원인으로 '잠수함 충돌설'을 거론한 유튜브 영상을 제재하라고 국방부가 요구했으나 방심위는 거부했다.

이에 대해 윤 후보는 "북한에 대한 굴종적인 자세"라고 비판했다. 또 “천안함 침몰은 북한 피격에 의한 것이라는 게 과학적으로 검증됐고, 여러 상황을 종합하면 피격일 수밖에 없다”며 “이에 대해 의혹을 제기하고 보도하는 것이 문제가 없다고 (정부가) 판명해 우리 천안함 장병과 유가족의 마음을 많이 아프게 한 것은 큰 잘못”이라고 말했다.

천안함 피격으로 전사한 이상희 하사의 아버지인 이성우 회장은 문 대통령의 태도를 비판했다. “문 대통령을 만날 때마다 천안함에 대한 정부의 입장을 표명해달라고 했다"며 "북한의 소행이었다는 한마디만 해주셨어도 논란의 여지는 없었을 텐데, 공식 석상에선 안 하셨다"고 호소했다.

윤 후보는 이후 페이스북에서 “문 대통령은 천안함 사건이 북한 소행이라는 발언을 끝내 하지 않았고, 방심위는 잠수함 충돌설 같은 허무맹랑한 괴담 유포가 문제될 것이 없다고 한다”며 “이는 국가가 스스로를 부정하고 자해하는 행위”라고 썼다.

윤 후보는 정치인으로 변신한 이후 천안함 피격 사건과 연평도 포격 사건의 희생자와 유족을 위로하며 '안보와 보훈을 우선하는 대선후보'라는 이미지를 쌓았다. 문재인 정부의 천안함 희생자 홀대 논란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차별화하려는 시도였다. 대선 출마선언 직전인 지난 6월엔 ‘천안함 모자’를 쓰고 산책하는 모습을 공개했고, 출마선언문에서 천안함 피격 사건을 가장 먼저 언급했다. 대선후보로서의 행보도 국립대전현충원 내 천안함 46용사 묘역을 참배하는 것으로 시작했다.


김현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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