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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중증 500명 넘었는데... 탁상머리 당국은 "위험도 낮음"

입력
2021.11.17 19:00
수정
2021.11.17 19:34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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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드 코로나에 맞춘 주간, 월간 평가 기준 공개
전문가 "지금 필요한 일일 응급상황 평가 빠졌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이 17일 충북 청주 질병관리청에서 추가접종 간격 단축 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청주=뉴시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이 17일 충북 청주 질병관리청에서 추가접종 간격 단축 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청주=뉴시스

코로나19 위중증 환자가 사상 최다인 522명에 이른 17일, 방역당국이 지난주 국내 코로나19 위험도를 평가한 결과 ‘낮음’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단계적 일상회복(위드 코로나)' 전환에 맞춰 새롭게 마련한 '위험도 평가 계획'에 따른 것이다. 수도권 중환자 병상이 한계에 도달한 상황에서 너무 한가한 소리라는 지적이 나온다.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가 이날 공개한 위험도 평가 계획에 따르면, 위험도 평가는 직전 1주간의 '주간평가', 지난 4주간의 '단계평가'로 이뤄진다. '매우 높음'에서 '매우 낮음'까지 5단계로 평가해 매주, 또 매달 한 번씩 발표한다.

5단계로 코로나 위험도 평가 ... 현재는 '낮음'

평가 기준은 환자 발생, 백신 접종, 의료 대응 여력 등을 기준으로 17가지 자료를 참고하는데, 이 가운데 △중환자 병상 가동률 △의료역량 대비 발생 비율 △주간 신규 위중증 환자 수 △60세 이상 확진자 비율 △60세 이상 고위험군 추가접종률 등 5가지를 핵심 지표로 삼는다.

지난주 기준 중환자 병상가동률은 전국 평균 56%, 비수도권 34.9%, 수도권 69.5%였다. 의료역량 5,000명 대비 일 평균 확진자 비율은 43.8%였다. 주간 신규 위중증 환자 수는 339명으로, 전 주 대비 76명이 증가했다. 60세 이상 고위험군 확진자 비율은 32.6%, 추가접종률은 19.6%였다.

위급할 땐 긴급평가로 '비상계획' 실행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이를 토대로 지난주 상황을 평가했을 때 "전국의 코로나19 위험도 수준은 ‘낮음’이고 비수도권은 ‘매우 낮음’, 수도권은 ‘중간’ 정도”라며 “하지만 수도권 중환자 병상 가동률이 거의 70%에 육박하기 때문에 위험도가 점차 증가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11월 2주 차 코로나19 주간 위험평가 5개 핵심지표 결과. 질병관리청 제공 그래픽=김대훈 기자

11월 2주 차 코로나19 주간 위험평가 5개 핵심지표 결과. 질병관리청 제공 그래픽=김대훈 기자


그러다 위험도가 특별히 더 높다 싶을 경우 '긴급평가'를 실시해 비상계획(서킷 브레이크) 발동 여부를 논의한다. 긴급평가는 이미 알려진 △중환자 병상 가동률 75% 이상일 경우를 포함해 △주간평가가 '매우 높음'인 경우 △단계평가가 '높음' 또는 '매우 높음'인 경우 △그 외 일상회복자문위원회 방역의료분과 전문가 의견 등이 있을 경우 진행된다. 비상계획 실행 여부와 구체적 계획은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가 최종 결정한다.


동떨어진 결론... 방역 위기감 해이 우려

하지만 위험도 평가가 현장 위기 상황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지금 당장 연일 코로나19 위중증 환자 수 최다 기록이 경신되고, 확진자가 쏠린 수도권에서 병상 부족 문제가 거론되고 있는 상황인데 "전국 위험도가 낮음"이라고 하면 누가 받아들일 수 있겠느냐는 얘기다.

최재욱 고려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중환자 병상 부족으로 애먹고 있는 현장 상황을 볼 때 주간평가, 단계평가도 필요하지만, 일일 응급 상황 대응에 대한 평가가 빠졌다"며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차이 등 현장 상황을 반영해 지역별로 유연하게 수정을 하면서 대처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 청장은 "지표를 통한 평가라 해서 지표만 보는 게 아니라 질적 평가도 함께 하고 여러 부처나 위원들의 의견을 수시로 받아서 비상계획 작동 여부 등을 검토하게 된다"고 해명했다.

박소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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