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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전력 군축 협상설에 대만
·남중국해 무력 시위까지...엇갈리는 美中 해빙 신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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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취임 후 첫 미중정상회담이 개최된 지 하루 만인 16일(현지시간) 양국 간 미래를 예측할 신호들은 혼재됐다. 언론인 비자 제한 완화, 핵전력 감축 협상 추진 같은 미중관계 청신호가 일단 감지됐다. 반면 대만을 둘러싼 미중 양국의 무력시위, 미국 정부의 2022년 베이징 동계올림픽 참석 보이콧 가능성 같은 적신호도 존재했다. 한 차례 정상회담에도 불구하고 미중관계가 단기간 내 개선되긴 힘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 이유다.
로이터통신은 이날 중국 관영 차이나데일리를 인용, ‘미국이 중국 언론인들에게 1년짜리 복수비자를 발급하기로 했고 중국 역시 미국의 해당 정책이 시행되면 미국 언론인을 동등하게 대우하기로 약속했다’고 보도했다. 미중 양국이 영국 글래스고 기후변화 대응 공동선언에 이어 꼬여 있던 현안을 하나씩 풀어가는 방증으로 볼 수도 있다.
제이크 설리번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의 미중 핵전력 군축 협의 가능성 언급도 눈에 띄었다. 설리번 보좌관은 이날 미 싱크탱크 브루킹스연구소 주최 화상 세미나에서 미중 군축 질문이 나오자 “바이든 대통령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게 ‘전략적 안정’에 관한 일련의 대화 필요성을 제기했다. 두 정상은 전략적 안정에 관한 논의 시작을 고려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전략적 안정’은 핵무기 등 전략무기로 인한 핵전쟁 위협을 줄이는 것을 뜻한다. 미국과 러시아의 신전략무기감축협정(New START) 같은 핵통제 협상이 대표적인 사례다.
미중 양국은 또 △기후변화 대응과 국제보건 △이란과 북한 핵 문제 △대만 문제 △양국 간 무역합의 및 에너지 부족 해결 등 4개 워킹그룹을 설치하기로 했다고 설리번 보좌관이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우리는 4개 그룹을 만들었고 앞으로 2주 안에 알릴 게 더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련의 미중 대화 재개 흐름과 달리 실질적인 갈등은 계속되고 있다. 미중 정상이 대만 문제를 논의하던 15일 중국은 군용기 8대를 대만방공식별구역(ADIZ)에 진입시키는 무력 시위를 이어갔다. 이에 대만군이 대응에 나서는 등 최근 지속된 대만과 중국 간 해묵은 군사 대립 장면이 되풀이되기도 했다.
같은 날 미국 해군도 일본 해상보안청과 함께 중국이 민감해 하는 남중국해에서 연합 훈련을 실시했다. 중국이 동남아 각 국과 영유권 분쟁을 벌이는 이 지역에서 미일 양국이 사실상 무력시위를 벌인 셈이다.
바이든 대통령의 대만 독립 관련 발언 논란도 이 문제의 민감성을 그대로 보여준다. 이날 뉴햄프셔주(州)를 방문, 사회기반시설(인프라) 예산안 통과 홍보에 나섰던 바이든 대통령은 대만 관련 질문이 나오자 “(미중정상회담에서) 우리가 대만관계법을 지지한다는 것을 아주 분명히 했다”고 답했다.
이어 “(대만은) 독립적이고 스스로 결정을 한다”고 했다가 대만 독립 지지라는 해석이 나오자 “대만 문제에 있어 우리가 아니라 그들이 결정해야 한다고 말한 것이다. 우리는 (대만) 독립을 장려하지 않는다”고 해명하기도 했다.
하루 전 회담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하나의 중국’ 원칙을 재확인하면서도 중국의 대만 무력통일 시도는 반대한다고 밝혔다. 시 주석 역시 “불장난을 하는 사람은 스스로 불에 타 죽는다”는 거친 표현으로 미국의 대만 문제 개입 차단을 시도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이날 대만 독립 관련 발언을 재차 해명한 것은 중국이 민감해 하는 대만 문제는 상황 급변보다는 현상 유지를 택할 것이라는 암시로 해석됐다.
미중 간 긴장 요인은 또 있다.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는 이날 소식통을 인용, “바이든 대통령이나 내각 인사 모두 (내년 초) 베이징(동계)올림픽에 참석하지 않는 방안을 백악관이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다. 베이징올림픽 보이콧은 중국의 인권 탄압 경고 차원에서 거론되던 카드다. 현실화하면 첫 정상회담에도 불구하고 미국이 중국의 뒤통수를 때리는 셈이 돼 갈등을 급격히 키울 예민한 현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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