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우치 “내년 美 코로나19는 ‘풍토병’ 될 수도… 핵심 전제는 부스터샷 확대”

입력
2021.11.17 15:30
수정
2021.11.17 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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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우치 소장, 로이터 주최 콘퍼런스서
"미국인 모두가 부스터샷 맞는다면
2022년 봄에는 바이러스 통제 가능"

앤서니 파우치 미국 국립알레르기·감염병연구소 소장이 4일 워싱턴 의회에서 열린 한 청문회에 참석해 있다. 워싱턴=로이터 연합뉴스

앤서니 파우치 미국 국립알레르기·감염병연구소 소장이 4일 워싱턴 의회에서 열린 한 청문회에 참석해 있다. 워싱턴=로이터 연합뉴스

내년쯤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미국 내에서 ‘풍토병(endemic)’ 수준으로 격하될 수 있다는 희망적 예측이 나왔다. 미국 내 코로나19 대응 최고 전문가로 꼽히는 앤서니 파우치 국립알레르기·감염병연구소(NIAID) 소장의 발언이라 좀 더 힘이 실린다.

단 조건이 있다. 백신 부스터샷(추가 접종) 대상이 미국인 전체로 확대돼야 하고, 백신 접종률도 지금보다 높아져야만 한다. 두 가지 전제가 충족될 경우, 코로나19는 더 이상 ‘대형 공중보건 위기’로 규정되지 않을 수 있다는 뜻이다.

파우치 소장은 16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이 개최한 온라인 행사 ‘토털 헬스 콘퍼런스’에서 “백신 접종률을 높일 경우 코로나19는 지금의 응급 상황에서 내년에는 풍토병으로 (단계가) 낮아지는 게 가능하다”고 밝혔다. 또 “미국인 모두가 코로나19 백신 부스터샷을 맞으면 2022년 봄에는 바이러스를 통제할 가능성이 있다”며 “다른 나라들은 사실상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하는 부스터샷을 채택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물론 파우치 소장은 코로나19가 풍토병이 된다 해도, 완전 종식은 힘들 수 있다는 뜻을 에둘러 내비쳤다. 그는 “사람들은 여전히 (코로나19에) 감염될 것이며 또 병원에 입원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전염) 수준이 낮아서 우리가 항상 그것을 생각하진 않을 것이고, 우리가 하는 일에 영향을 미치지도 않을 것”이라며 현재의 비상사태와는 확연히 다른 국면이 펼쳐질 것이라고 했다. 다만 풍토병 단계 도달 여부를 판별할 일일 코로나19 확진자의 ‘매직 넘버’는 없다고 덧붙였다.

파우치 소장은 이날 미국 의학전문매체 ‘스탯’과의 인터뷰에서도 부스터샷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부스터샷은 사치품이 아니다”라며 “원래 (필요했던) 용법의 일부”라고 밝혔다. 이어 “화이자-바이오엔테크와 모더나의 메신저리보핵산(mRNA) 백신의 3차 접종은 1차 접종의 연장선으로 간주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미 보건당국도 조만간 코로나19 백신 부스터샷 대상을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식품의약국(FDA)이 모든 성인을 대상으로 하는 화이자 백신의 추가 접종을 이르면 18일 승인하는 방안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전했다. 질병통제예방센터(CDC)도 19일 추가 접종 효과 및 안전성 관련 데이터 논의를 위한 회의를 열 계획이다. 현재 화이자 백신 부스터샷은 65세 이상 고령층과 고위험군을 상대로만 접종이 허가된 상태인데, 지난 9일 화이자는 보건당국에 부스터샷 접종 대상 확대를 신청했다. NYT는 “예정대로 진행될 경우, 이르면 이번 주말부터 모든 성인이 부스터샷을 접종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진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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