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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검찰 다 때려서 지지층 결집"... 이재명 전략, '중도'는 어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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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를 만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의 전략은 '집토끼 결집시키기'다. 최근 언론과 검찰 등을 연일 전방위 비판하는 것은 강성 진보 지지층의 가려운 곳을 긁어 주려는 것이다. 다만 최근 이 후보의 행보가 중도 확장과는 거꾸로 간다는 지적이 무성하다. 진보 유권자 35%의 지지만으로는 대선에서 승리할 수 없다.
이 후보는 언론, 검찰은 물론이고 기획재정부와도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진보 진영이 분류하는 이른바 '기득권 그룹'이다.
이 후보는 지난 12~14일 부산ㆍ울산ㆍ경남에서 민생 행보를 하면서 틈날 때마다 언론과 각을 세웠다. 지지자들을 향해 “우리가 언론이 돼야 한다”고 호소했다. 대장동 의혹을 시작으로 로봇 개를 넘어뜨려 학대했다는 논란, "부산 재미없죠?"라는 발언이 부산을 비하한 것이라는 논란 등 자신을 둘러싼 보도에 대한 서운함을 드러내면서다. 이 후보는 15일 비공개 선대위 회의에서도 ‘언론이 유독 나에게 가혹하다’는 취지로 불만을 토로했다고 한다.
이 후보는 검찰도 우회 겨냥하고 있다. 그는 자신을 겨누는 검찰의 대장동 수사에 대해 “매우 미진하다는 생각을 떨쳐버리기 어렵다”고 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의 부산저축은행 비리 수사 직무유기 의혹, 국민의힘 인사들의 민간 개발 강요 의혹에 대해 "더 제대로 수사하라"고 압박했다. 언론과 검찰은 문재인 정부 강성 지지층의 '척결 대상'이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표적이 됐다. 15일 “따뜻한 방 안의 책상에서 정책 하지 말라”고 직격했다. 정부가 내년 예산안에서 이 후보의 역점 사업인 지역사랑상품권 발행 예산을 70% 감액한 것을 비판한 것이다. 윤호중 민주당 대표도 가세했다. 16일 “50조 원 넘는 초과세수를 세입예산에 잡지 못한 건 재정당국 책무유기”라며 기재부에 대한 국정조사까지 언급했다.
이 후보의 이 같은 공세적 행보는 ‘집토끼 잡기’를 위한 것이다. 30%대 박스권 지지율을 돌파해 윤 후보와의 격차를 좁히려면, 지지 기반부터 튼튼히 다져야 한다는 판단에서다. 이 후보는 진보 진영의 압도적 지지를 받지 못하고 있다. 8, 9일 머니투데이ㆍ한국갤럽 조사에서 보수 성향 응답자의 68.3%가 윤 후보를 지지한다고 답했지만, 이 후보에 대한 진보 응답자의 지지율은 57.0%에 그쳤다.
진보 진영부터 결집시키고 중도로 진출하겠다는 것이 이 후보의 전략인 듯하다. 그러나 중도 유권자가 이 후보를 마냥 기다려 주지 않는다는 게 문제다. '좌파 포퓰리스트' 이미지를 강화해 오히려 중도층의 비호감도만 높일 수도 있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20대부터 50대에 이르는 '민주당 집토끼 연합'에서 떨어져 나간 2030세대는 이 후보의 강경 드라이브에 거부감을 느낄 것”이라며 “노동ㆍ연금개혁 등 청년을 위해 기득권을 혁파하는 식의 ‘우클릭’ 의제로 가야 한다”고 했다.
진보 결집 효과도 불분명하다. 민주당의 ‘탈(脫)이재명’ 지지자들은 "너무 거칠다" "대장동 의혹이 해소되지 않았다" 등의 이유로 이 후보에게 마음을 열지 않고 있다. 지난 6, 7일 SBSㆍ넥스트리서치 조사에 따르면, 민주당 지지자와 진보 성향 응답자의 각각 35.2%와 42.0%가 대장동 특검 도입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여권 관계자는 “이 후보가 ‘잘못한 게 없다’는 태도를 보이는 데 대해 납득하지 못하는 지지층이 적지 않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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