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관이 명관?... 이재명 위기에 이해찬·양정철 구원등판론

입력
2021.11.17 07:00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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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왼쪽 세 번째)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지난달 13일 국회에서 열린 대통령 후보-당대표-상임고문단 간담회에서 기념촬영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원기 상임고문, 송영길 대표, 이 후보, 임채정, 이용희, 이해찬 상임고문. 국회사진기자단

이재명(왼쪽 세 번째)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지난달 13일 국회에서 열린 대통령 후보-당대표-상임고문단 간담회에서 기념촬영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원기 상임고문, 송영길 대표, 이 후보, 임채정, 이용희, 이해찬 상임고문. 국회사진기자단

더불어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주변에선 이해찬 전 대표, 양정철 전 민주연구원장, 유시민 전 노무현재단 이사장 등의 이름이 거론되는 횟수가 잦다. 이재명 민주당 대선후보의 지지율이 박스권을 돌파하기 위해선 전국 단위의 '큰 선거'를 기획하고 경험해본 책사가 필요하다는 '구원투수론'에 무게가 실리면서다.

정청래 의원은 16일 TBS 라디오에서 이 전 대표의 등판과 관련해 "지금은 출전할 명분이 조금 덜 성숙했지만, 대선 승리를 위해 당연히 출전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현재 선대위에서 상임고문을 맡고 있는 이 전 대표는 현재 2선에서 조언하고 있는데, 조만간 선대위 내부 군기를 잡으며 컨트롤타워 역할을 맡을 것이라는 시나리오다.

특히 국민의힘 선대위에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의 합류가 임박하면서 이러한 관측은 힘을 얻고 있다. 김 전 위원장에 필적할 경륜과 장악력을 갖춘 당내 인사는 이 전 대표라는 점에서다. 지난해 21대 총선에서 이 전 대표와 김 전 위원장은 각각 민주당과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을 이끌었고 민주당이 압승을 거둔 바 있다.

이 전 대표는 그러나 측근들에게 "이번 대선에서 내 역할은 없다"고 말해왔다고 한다. 선대위에서도 이 전 대표가 전면에 나서는 것은 정권교체론이 높은 환경에서 외연 확장에 큰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선대위 핵심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이 전 대표의 전면 등판을 논의한 적도, 이 전 대표가 합류 의사를 밝힌 적도 없다"고 잘라 말했다.

이런 가운데 19대 대선과 21대 총선을 승리로 이끈 양 전 원장이 17일 국회를 찾아 민주당 영입 인재·비례대표 의원 모임이 주최하는 비공개 간담회에 참석한다. 그가 국회를 찾는 것은 지난해 4월 총선 이후 1년 7개월 만이다. 양 전 원장은 인재 영입 등 민주당의 선거전략을 기획·지휘하며 압승을 이끈 다음 여의도를 떠났지만, 이 후보의 본선 가도에 경고등이 켜진 상황에서 그의 국회 방문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정치권에선 당장 '구원 등판을 염두에 둔 몸 풀기가 아니냐'는 관측도 나왔다. 이 후보 측 핵심 관계자는 "당원의 한 사람으로서 초선 의원들과 당 상황, 대선 전망 등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이야기를 나누자는 취지의 행사"라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그러나 19대 대선과 달리 이재명 선대위에는 선거전략·메시지·인재 영입 등을 주도하는 핵심 의사결정 그룹이 없다는 점이 약점으로 꼽히고 있다. 이 후보가 조만간 지지율 반등의 계기를 만들지 못한다면 이 전 대표와 양 전 원장 등에 대한 등판론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이서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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