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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우리 대통령님, 대선 중립 지켜 달라"... 축하난 받고 견제구

입력
2021.11.15 21:30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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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 안철수·김동연에도 축하난 전달

윤석열(오른쪽)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15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이철희 청와대 정무수석으로부터 문재인 대통령이 보낸 대선 후보 선출 축하난을 받은 후 환담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윤석열(오른쪽)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15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이철희 청와대 정무수석으로부터 문재인 대통령이 보낸 대선 후보 선출 축하난을 받은 후 환담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이 15일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에게 축하난을 보냈다. 대선후보 선출 열흘 만이다. 축하난을 사이에 두고 윤 후보와 이철희 청와대 정무수석이 뼈 있는 말을 주고받았다.

윤석열 "우리 대통령님" 비공개선 "선거중립 지켜 달라"

윤 후보는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이 수석으로부터 난 화분을 받았다. 축하 리본에는 "축하드립니다. 대통령 문재인"이라고 적혀 있었다.

어색한 분위기 속에 대화 주제는 '건강'이었다. 윤 후보는 “우리 대통령님과 여사님 다 건강하시냐”고 물었다. 애증의 관계일 수밖에 없는 문 대통령이지만 윤 후보는 “우리 대통령님”이라며 각별하게 불렀다. 이 수석은 “특별히 아프신 데는 없지만 피곤이 누적됐고, 대통령 되기 전에 비하면 얼굴이 많이 상했다"며 "대통령이란 자리가 혹사당하는 자리더라”고 답했다. 대통령이 되려 하는 윤 후보를 슬쩍 건드린 발언이었다.

윤 후보의 권성동 비서실장이 “겁부터 주느냐”고 맞받자, 윤 후보는 “다 힘든 자리 아니냐”며 화제를 돌렸다. 이 수석은 "체력 안배를 하면서 대선을 치르시라"는 문 대통령의 메시지를 전했다. 이어 윤 후보에게 "살이 좀 빠진 것 같다"고 했고, 윤 후보는 "못 먹어서 그렇다. 카니발 타고 다니면서 김밥이나 빵 등으로 끼니를 때운다"고 했다.

이어진 30분간의 비공개 대화에선 신경전이 뜨거웠다. 윤 후보는 "(문 대통령이) 이번 대선에서 엄정한 중립을 좀 지켜주시길 바란다”고 요구했다. 윤 후보는 문 대통령이 이재명 민주당 후보와 청와대에서 회동한 것, 국무총리를 포함한 선거 담당 국무위원들이 대개 민주당 출신 정치인이라는 점을 문제 삼으며 "대통령부터 중립 모범을 보이시라"는 취지의 글을 올린 바 있다.

이 수석은 “대통령께 잘 전달해 드리겠다"면서도 "대통령은 이미 '엄정 중립을 지키겠다'는 말씀을 전했다”고 답했다. 윤 후보가 걱정할 일이 아니라는 뜻이었다.

안철수·심상정·김동연에도 축하난

안철수(왼쪽) 국민의당 대선후보가 15일 국회에서 이철희 청와대 정무수석으로부터 문재인 대통령의 축하 난을 전달받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안철수(왼쪽) 국민의당 대선후보가 15일 국회에서 이철희 청와대 정무수석으로부터 문재인 대통령의 축하 난을 전달받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윤 후보에게 보낸 축하난에 문 대통령의 '적극적' 축하 메시지가 담겼다고 보긴 어렵다. 문 대통령이 15, 16일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 심상정 정의당 대선후보, 새로운물결의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에게도 연달아 축하 난을 보내는 것이 축하 의미를 의도적으로 축소하는 것라는 해석도 있다.

15일 이 수석에게 축하난을 받은 안 후보는 “큰 기득권 정당의 두 후보(이재명, 윤석열 후보)에 대한 의혹이 많아 특검 이야기가 오가고 있다”며 청와대에서 법무부 장관을 통해 쌍특검을 진행해 주시기를 건의드리고 싶다”고 요구했다.

문재인 정부 초대 경제부총리를 지낸 김 전 부총리는 “경제 패러다임을 바꿔야 한다는 데 대해 문 대통령님은 저와 한마음이셨다"고 인사했다.


김현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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