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

단독

문 대통령, 윤석열에 "체력 안배 잘하시라"... 열흘 만에 축하 난 전달

입력
2021.11.15 15:38
수정
2021.11.15 15:41
구독

이철희 靑 정무수석이 전달
"대통령은 혹사당하는 자리"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15일 오후 서울 영등포 국민의힘 당사에서 이철희 청와대 정무수석으로부터 문재인 대통령의 축하 난을 전달받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15일 오후 서울 영등포 국민의힘 당사에서 이철희 청와대 정무수석으로부터 문재인 대통령의 축하 난을 전달받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이 15일 이철희 청와대 정무수석을 통해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에게 축하 난을 전달했다. '대선 선배로서의 조언'도 건넸다. 윤 후보가 지난 5일 국민의힘 대선후보 경선에서 승리한 지 10일 만이다.

이 수석은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를 방문해 문 대통령이 보낸 축하 난을 전달했다. 난 화분엔 "축하드립니다. 대통령 문재인'이라고 적혀 있었다.

어색한 분위기 속에 대화 주제는 '건강'이었다. 윤 후보가 먼저 "우리 대통령님과 여사님 다 건강하시냐"고 묻자 이 수석은 "특별히 아픈 데는 없지만, 피곤이 누적돼서 대통령이 되기 전에 비하면 얼굴이 많이 상했다"며 "대통령이란 자리가 혹사당하는 자리더라"라고 답했다. 대통령이 되려는 윤 후보에 대한 뼈 있는 조언이었다. 이 수석은 윤 후보에게 "살이 좀 빠진 것 같다"고 했고, 윤 후보는 "못 먹어서 그렇다. 카니발 타고 다니면서 김밥이나 빵 등으로 끼니를 때운다"고 했다.

이어 이 수석은 문 대통령의 메시지를 전했다. "문 대통령께서 축하 말씀을 꼭 전해달라고 하셨다. 당신(문 대통령)도 두 번이나 대선을 치러봤으니, 체력 안배를 잘하면서 다니라고 하셨다"는 조언이었다. 윤 후보는 "감사의 말씀 전해 달라. (대통령님과) 여사님 두 분 다 건강 잘 챙기시길 바란다"고 인사했다.

문 대통령의 축하 난 전달은 야당 대선후보를 예우하는 차원이다. 적극적 축하 메시지가 담겼다고 보긴 어렵다. 지난달 10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선출됐을 때 문 대통령은 90여 분 만에 축하 메시지를 냈다. 문 대통령은 15, 16일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 심상정 정의당 대선후보, 새로운물결의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에게도 연달아 축하 난을 보낼 계획이라 축하 의미는 더욱 축소될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과 윤 후보가 대면할 가능성은 희박하다. 청와대 측은 "윤 후보가 요청하면 만남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인데, 윤 후보는 언론 인터뷰를 통해 "제가 면담을 요청할 이유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손영하 기자

댓글 0

0 / 250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

기사가 저장 되었습니다.
기사 저장이 취소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