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황대기] 누가 먼저 뚫리느냐…덕수고 vs 유신고 '최강 방패'끼리 만났다

입력
2021.11.15 16:02
수정
2021.11.15 16:14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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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 평균자책점 똑같이 1.58
2학년 좌완 에이스 조영우ㆍ임정훈도 3승씩
심준석ㆍ박영현 투입 시기 관건

11일 서울 양천구 목동야구장에서 열린 봉황대기 16강전 경기상고와 유신고의 경기에서 유신고 선발 조영우가 역투하고 있다. 서재훈 기자

11일 서울 양천구 목동야구장에서 열린 봉황대기 16강전 경기상고와 유신고의 경기에서 유신고 선발 조영우가 역투하고 있다. 서재훈 기자


봉황대기 16강전 청주고와 덕수고 경기가 10일 서울 양천구 목동야구장에서 열린 가운데 덕수고 투수 임정훈이 역투하고 있다. 홍인기 기자

봉황대기 16강전 청주고와 덕수고 경기가 10일 서울 양천구 목동야구장에서 열린 가운데 덕수고 투수 임정훈이 역투하고 있다. 홍인기 기자

'1.58 vs 1.58'. 덕수고와 유신고가 벌이는 제49회 봉황대기 전국고교야구대회 결승전은 어느 쪽 '방패'가 뚫리느냐의 대결이다. 이번 대회 최강 마운드를 자랑하는 두 팀은 16일 오후 2시 서울 목동구장에서 최후의 승자를 가린다. 덕수고가 승리하면 15년 만에, 유신고가 이기면 16년 만에 각각 '초록 봉황'을 품는다.

두 팀의 이번 대회 팀 평균자책점은 똑같이 1.58이다. 5경기씩 치르면서 경기당 평균 2점도 허용하지 않는 짠물 마운드의 중심엔 닮은꼴 에이스가 있었다. 유신고의 2학년 왼손 투수 조영우는 그야말로 '언터처블'이다. 팀이 치른 5경기에 모두 등판해 3승, 평균자책점 0.43으로 맹활약했다. 20.2이닝을 소화하면서 탈삼진은 15개를 곁들였고, 볼넷은 2개뿐이다. 역시 2학년 왼손 투수인 덕수고 임정훈도 4경기에 등판해 17.1이닝을 던지며 3승에 평균자책점은 1.06이다. 투구 스타일도 비슷하다. 직구 구속은 130㎞ 초중반대지만 구석구석을 찌르는 정교한 제구력을 장착했고, 변화구 구사 능력도 뛰어나다. 우승팀의 향배에 따라 둘 모두 대회 최우수선수(MVP)감으로 손색이 없다.

덕수고 심준석이 12일 서울 목동구장에서 열린 경기고와의 봉황대기 전국고교야구대회 8강전에서 7회 등판해 역투하고 있다. 고영권 기자

덕수고 심준석이 12일 서울 목동구장에서 열린 경기고와의 봉황대기 전국고교야구대회 8강전에서 7회 등판해 역투하고 있다. 고영권 기자

결승전에선 이들 외에 두 팀 '원조 에이스'의 등판 여부도 관전포인트다. 덕수고는 초고교급 에이스 심준석(2년), 유신고는 KT에 1차 지명된 3학년 박영현이 버티고 있다. 심준석은 봉황대기를 통해 203일 만에 실전 복귀전을 거쳐 이번 대회 3경기에 등판, 6이닝 3실점(비자책)을 기록했다. 긴 공백 탓에 스피드와 제구력이 정상 궤도에 오르진 않았지만 심준석의 등판만으로 상대에겐 위압감을 줄 수 있다. 정윤진 덕수고 감독도 "심준석만 한 투수가 없다"고 신뢰했다. 이성열 유신고 감독은 박영현의 투입 시기를 저울질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대회 프로에 지명된 3학년 4인방을 엔트리에 포함시킨 이 감독은 승부처에서 카드를 꺼내 들었다. 지난 6일 율곡고와의 경기에서 4-4로 맞선 8회 박영현을 투입해 승리를 가져갔다. 이 감독은 "결승에서 투수 1명, 내야수 1명, 외야수 1명 등 3학년을 대기시킬 것"이라고 예고했다.

유신고 투수 박영현. 왕태석 선임기자

유신고 투수 박영현. 왕태석 선임기자

박지혁(유신고)과 백준서(덕수고), 양쪽 1학년이 이끄는 타격도 용호상박이다. 박지혁은 준결승까지 16타수 10안타(0.625)를 몰아쳤고, 타점도 8개나 된다. 백준서도 19타수 10안타(0.526)에 9타점 5도루로 펄펄 날았다. 팀 타율은 유신고가 0.387, 덕수고가 0.347이다. 팀 컬러도 비슷하다. 두 팀이 고교야구 강자로 군림하는 가장 큰 이유는 안정된 수비다. 유신고는 4개의 실책만 기록했고, 덕수고도 6개로 적은 편이다.

사령탑의 지략 대결도 볼 만하다. 이성열 감독은 결승에서 상대하는 덕수고(당시 덕수상고)에서 1984년 첫 지휘봉을 잡아 감독 경력만 근 40년에 이른다. 유신고에는 1995년 부임해 올해 27년차다. 정윤진 감독은 모교인 덕수고에서만 코치, 감독으로 28년째 몸담고 있다. 여러 이유로 소리소문 없이 감독이 교체되는 고교야구판에서 보기 드문 롱런이다. 올 시즌 전국대회와 아직 인연을 맺지 못한 두 팀. 누가 이겨도 이상하지 않은 우승후보끼리 모처럼 정상에서 만났다.


성환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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