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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시 실종 사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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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논설위원들이 쓰는 칼럼 '지평선'은 미처 생각지 못했던 문제의식을 던지며 뉴스의 의미를 새롭게 해석하는 코너입니다.
요즘 밤에 택시를 잡는 건 하늘의 별 따기다. 코로나19 방역체계가 단계적 일상회복(위드 코로나)으로 전환된 뒤 모임이 늘고 택시 수요도 커졌다. 택시 호출 앱 카카오T의 주간 이용자 수는 지난달 첫 주 480만 명에서 이달 첫 주 530만 명으로 증가했다. 또 다른 앱 우티(UT) 이용자는 같은 기간 3만여 명에서 16만 명으로 폭증했다. 일반 택시보다 비싼 ‘블랙’을 불러도 응답을 받긴 쉽지 않다. 택시 잡기가 ‘쩐의 전쟁’이 됐다. 결국 걸어서 귀가했다는 무용담도 쏟아진다.
□ 반면 법인 택시 공급은 크게 줄었다. 전국택시운송사업조합에 따르면 코로나19 이전 10만 명도 넘었던 법인 택시 운전자 수는 지난 8월 7만8,000명까지 감소했다. 집합금지와 영업시간 제한으로 택시 손님이 줄면서 사납금(기사가 회사에 내야 하는 납입 기준금)을 채우는 게 힘들어지면서 그만둔 이들이 많다. 택배 기사가 된 택시 기사도 적잖다. 실제로 택시 회사 주차장엔 기사가 없어 노는 차가 즐비하다. 개인 택시가 더 나와주면 좋지만 평균 연령이 65세 안팎인 점을 감안하면 심야 영업을 기대하는 건 무리다.
□ 지난해부터 법인택시 기사들은 승객에게 받은 돈을 모두 회사에 낸 뒤 월급을 받는 전액관리제(월급제)가 시행됐다. 그러나 현장에선 유사 사납금제가 여전하다. 기사들은 오히려 사납금이 하루 15만 원에서 19만 원 안팎으로 올랐다며 불만이다. 한 달로 치면 120만 원이 인상된 셈인데, 월급은 90만 원가량 올라 손해라는 주장이다. 월급제 도입 과정에서 택시 회사들의 반발을 무마하기 위해 사실상의 사납금을 너무 많이 올려줬다는 게 기사들의 지적이다. 시기도 부적절했다. 코로나19로 수입은 줄었는데 사납금은 올랐으니 버텨낼 수 없다. 사납금을 못 채우면 월급에서 삭감된다. 정책의 실패가 택시 기사 이직으로, 다시 심야 택시 대란으로 이어진 셈이다.
□ 택시를 잡는 게 힘든 만큼 대중교통 운행이라도 늘려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감축됐던 버스와 지하철 운행이 재개되긴 했지만 아직 100% 정상화는 아니다. 얼마 만에 만난 지인인데 집으로 돌아갈 걱정에 회포도 풀지 못한 채 헤어질 순 없지 않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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