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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마가 복도를 배회했다" 18명 살해한 美 살인마 정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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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8월 미국 텍사스주(州) 댈러스의 노인들을 위한 고급 생활공동체 트레디션 프레스턴우드 아파트 거실 바닥에서 리아 코켄(83)이 숨진 채 발견됐다. 쇼핑하러 나가기 전 꾸몄던 머리는 엉망이었고 침실 베개에는 화장이 번져 묻어 있었다. 결혼반지도 없어졌다. 하지만 사인은 뇌졸중으로 나왔다. 그의 딸은 “뭔가가 잘못됐다는 것을 알았지만 (그게 무엇인지는) 몰랐다. 그것이 살인인 줄도 몰랐다”라고 12일(현지시간) 미 AP통신에 밝혔다.
코켄의 죽음을 전후해 2년간 댈러스 인근에서는 노인들의 의문의 죽음이 이어졌다. 2017년 마지막 날 침실에서 숨진 채 발견된 캐롤린 맥피(82)는 안경에 피가 묻어 있었고, 문과 욕실에 휴지가 있었으며, 항상 끼고 다니던 다이아몬드 반지 두 개는 사라진 상태였다. 그러나 경찰은 맥피가 코피를 흘리고 동맥류로 사망한 것으로 추정했다. 가족들은 부검을 원하지 않았다. 자연사로 간주됐다.
2016년 10월 숨진 채 발견된 글레나 데이(87)는 숨지기 며칠 전 친구들에게 “친구들이 죽어가고 있기 때문에 이사를 가야 할 것 같다”라고 불안을 호소하기도 했다.
그러다 2018년 3월 91세 메리 애니스 바텔이 아파트에 들이닥친 남성의 살해 시도로부터 살아남으면서 반전이 시작됐다. 범인은 베개로 바텔을 질식시키고 보석을 챙겨 달아났지만 바텔은 다행히 출동한 소방관의 도움으로 살아났다. 다음날 한 남성이 체포됐다. 빌리 셰미르미르(49). 집에서는 훔친 보석과 금품이 발견됐다. 텍사스 여성 노인 최소 18명을 살해한 연쇄살인범의 실체가 드디어 드러난 것이다.
케냐에서 이민 온 셰미르미르는 2007년 합법적 영주권자가 됐다. 생활공동체 아파트의 잡역부, 수리공, 가정간호사, 간병인 등으로 일하며 혼자 사는 부유한 노인들의 사정을 꿰뚫게 됐다. 범행도 그렇게 시작된 것이다. 생활공동체 아파트, 은퇴자를 위한 커뮤니티 시설, 노인이 혼자 살고 있는 주택 등이 주요 범행 현장이었다. 셰미르미르는 집 안에 들어간 뒤 노인들을 제압하고 베개로 질식시켜 자연사한 것처럼 보이게 위장한 뒤 보석과 금품을 훔쳐 달아나는 수법을 썼다고 미 댈러스모닝뉴스는 전했다.
셰미르미르는 2016년 범행 직전에도 건물을 배회하다 들키자 “파이프 누출 확인을 나왔다”고 둘러댄 사실이 나중에 드러났다. 사유지 무단 침입으로 체포되기도 했고, 벤자민 코이타바라는 가명도 사용했다. 그는 2016년 숨진 맥피의 남편 가정간병인이었다는 사실도 확인됐다.
당시 경찰은 80, 90대 노인들이 집 안에서 숨지는 것을 범죄로 보지 않고 뇌졸중, 심장마비 같은 질병사로 판단하는 경향이 많았다고 한다. 숨진 노인들의 가족들은 “우리는 악마가 (아파트) 복도를 배회하고 있다는 것을 몰랐다”고 한탄했다.
셰미르미르 재판은 15일 시작된다. 2018년 기소됐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재판이 연기돼 왔기 때문이다. AP통신은 “검찰이 사형을 구형하지 않기로 결정함에 따라 셰미르미르가 유죄 판결을 받으면 가석방 없는 종신형을 받게 된다”라고 보도했다. 2005년 제정된 텍사스 법에 따르면 검찰이 사형을 구형하지 않아야 향후 가석방 여지가 없어진다. 미 CBS방송은 기소된 18건 외에도 추가 살인 여부를 조사 중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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