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명 1위 질환 ‘당뇨망막병증’, 당뇨 진단 후 15년 내 60% 발생

입력
2021.11.13 1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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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체가 흐릿하게 보이면 대부분 노안으로 여기기 쉽다. 하지만 당뇨병을 오래 앓으면 실명 질환인 당뇨망막병증에 노출될 가능성이 높다. 대한망막학회 제공

물체가 흐릿하게 보이면 대부분 노안으로 여기기 쉽다. 하지만 당뇨병을 오래 앓으면 실명 질환인 당뇨망막병증에 노출될 가능성이 높다. 대한망막학회 제공

당뇨병은 병 자체보다 합병증이 훨씬 무섭다. 당뇨병에 걸리면 족부 괴사, 망막병증, 당뇨병성 신증, 뇌혈관 질환, 관상동맥 질환 등 다양한 합병증이 나타날 수 있다.

특히 눈에 나타나는 당뇨망막병증은 실명을 일으키는 가장 큰 원인이기에 당뇨병에 걸리지 않도록 당 섭취를 줄이고 관리하는 것이 우선이다. 그러나 이미 당뇨병 진단을 받았다면 정기 안과 검진이 필수적이다.

김주영 누네안과병원 망막센터 원장은 “당뇨망막병증은 초기에 자각 증상이 없고, 조기 발견해야 시력을 보존할 수 있는 만큼 6~9개월, 적어도 연 1회의 정기검진을 권한다”고 했다. 실제로 당뇨병성 망막병증은 조기 진단으로 적절히 치료하면 시력이 상실할 확률을 50~60% 줄일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뇨망막병증은 녹내장ㆍ황반변성과 함께 3대 실명 질환이다. 대한당뇨병학회와 건강보험공단의 조사 결과, 국내 당뇨병 환자의 16%가 당뇨망막병증에 노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정상인의 눈(왼쪽부터), 당뇨망막병증(출혈 및 증식막, 신생 혈관이 생긴 상태), 당뇨망막병증 환자의 눈. 대한안과학회 제공

정상인의 눈(왼쪽부터), 당뇨망막병증(출혈 및 증식막, 신생 혈관이 생긴 상태), 당뇨망막병증 환자의 눈. 대한안과학회 제공

당뇨망막병증은 초기 뚜렷한 자각증상이 없어 스스로 알아채기 어렵다. 시세포가 밀집돼 중심 시력을 관장하는 황반(黃斑)이 부어 오르면 변시증(變視症) 및 중심 시력 저하가 일어난다. 병변이 더 진행돼 신생 혈관에 출혈이 발생하면 시야가 흐릿해지고 광시증(光視症)이나 비문증(飛蚊症ㆍ날파리증) 등이 나타날 수 있다.

이 질환은 신생 혈관 발생 여부에 따라 크게 비증식성과 증식성으로 나뉜다. 초기 비증식성 단계를 거쳐 더 악화되면 임상 경과가 좋지 않은 증식성으로 진행된다.

증식성 당뇨망막병증은 당뇨병의 유병 기간이 15년 이상이면 제1형 당뇨병 환자의 25%, 제2형 당뇨병 환자의 16%에서 발생한다. 증식성은 실명으로 이어질 우려가 있는 만큼, 정기검진으로 조기 발견해 관리해야 한다.

간혹 당뇨병 진단을 받았더라도 ‘시력에는 아무 문제가 없다’며 정기적인 안과 검진을 하지 않는 환자가 적지 않다.

실제로 당뇨망막병증은 당뇨병 환자에게 반드시 나타나는 것은 아니다. 다만 조사에 따르면 당뇨병 환자는 진단 후 평균 5~10년 이내에 당뇨망막병증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당뇨병 진단을 받은 뒤 10년 이내 6%, 10~14년 26%, 15년 이상에서 63%의 빈도로 질환이 관찰되는 만큼 안심해서는 안 된다.

무엇보다 당뇨망막병증의 초기 단계는 혈관 변화가 이미 생겼음에도 불구하고 자각증상이 없기에 당뇨병 진단을 받았다면 3개월~1년에 한 번씩은 정기적인 안과검진으로 조기 발견하고 관리할 필요가 있다.

안과 치료는 당뇨망막병증의 진행 정도에 따라 달라진다. 당뇨망막병증을 근본적으로 치료하는 약물은 나오지 않았다. 하지만 병 초기라면 혈당 조절만으로도 증식성 단계로의 진행을 예방할 수 있다.

하지만 정도가 심하면 일시적으로 신생 혈관을 안정화시키고 황반부종을 억제하는 ‘항체 주사 치료', 지속적으로 신생혈관 증식을 막는 '레이저 치료’ 등을 순차적으로 고려하게 된다. 만약 신생 혈관에서 출혈이 심하게 나타나거나 망막 견인막으로 망막박리가 발생했다면 수술적 치료인 유리체절제술이 필요하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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