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통 방역' 中 "위드 코로나 조건… "치사율 0.1% 이하"

입력
2021.11.13 17:30
수정
2021.11.13 2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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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 최고 호흡기 권위자 구체적 목표 첫 공개

지난달 15일 중국 베이징에 마스크를 쓴 시민들이 지나고 있다. 베이징=AP 연합뉴스

지난달 15일 중국 베이징에 마스크를 쓴 시민들이 지나고 있다. 베이징=AP 연합뉴스

중국이 위드 코로나(단계적 일상 회복) 조건을 구체적으로 내걸었다. 0.1%를 넘지 않는 치사율과 더딘 확산세다. 세계 각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보급을 전제로 정상화에 속속 시동을 거는 와중에도 ‘제로(0) 코로나’ 정책을 고수하며 엄격한 봉쇄 정책에 나섰던 중국이 사회 정상화 조건을 세세하게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다만 강도 높은 방역지표를 요구하는 탓에 중국의 ‘코로나 쇄국’은 당분간 이어질 거라는 관측이 나온다.

13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중국 관영 남방일보를 인용, 현지 최고 호흡기 질환 전문가로 인정받는 중난산 중국공정원 원사가 ‘치사율’과 ‘감염재생산지수’를 코로나19 이전으로 돌아가기 위한 양대 조건으로 제시했다고 보도했다.

지난 11일 광저우에서 열린 ‘글로벌 시장 포럼’ 기조연설에서 중 원사는 구체적으로 코로나19가△감염 치사율 0.1% 이하 △감염재생산지수 1.0∼1.5 사이에서 통제돼야 한다고 밝혔다. 중국 보건당국 입장을 대변하는 그가 중국의 경제ㆍ사회 정상화를 위한 구체적 코로나19 확산 통제 기준을 제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중난산은 현재 중국의 코로나 감염 치사율이 0.1% 이하지만, 이는 중국의 코로나19 감염자가 극히 적은 특수한 상황에서 나온 수치여서 아직 실전적인 시험을 겪은 것은 아니라고 평가했다. 또 자국의 코로나19 감염재생산지수가 현재 2.4 안팎으로 전파력이 매우 높은 상태라고 지적했다. 감염재생산지수는 확진자 1명이 주변에 몇 명을 감염시키는지를 나타낸 지표로, 1 이상이면 ‘유행 확산’, 1 이하면 ‘유행 감소’를 의미한다. 중 원사는 치사율과 감염재생산지수 통제라는 양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전제 조건으로 △높은 백신 접종을 통한 확실한 집단 면역 형성과 △코로나19 치료제 개발 등을 꼽았다.

이번 발언은 극단적인 코로나19 ‘무관용 정책’을 펴는 중국이 당분간 위드 코로나로 전환할 가능성이 작다는 점을 시사한다. 그는 다른 행사에서 “중국이 국경을 여는 문제는 자국 내부가 아니라 세계 다른 나라들에서 코로나19가 얼마나 잘 통제될 것인지에 달렸다”고 언급하면서 세계가 백신 접종을 통해 집단 면역을 달성하려면 2, 3년이 더 걸릴 것으로 전망하기도 했다.

허경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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