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 타고 민심 탐방 떠나는 이재명... '현장 밀착' 행보로 지지율 반등 노린다

입력
2021.11.12 19:00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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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주간 8개 권역 방문... '2030 공략'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12일 버스를 타고 전국 곳곳의 민심을 엿보는 ‘민생 대장정’ 길에 올랐다.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보다 한발 앞서 바닥 민심을 다지기 위해 승부수를 던진 것이다. 아무리 독특한 정책을 내놓고, 청년층에 구애해도 지지율이 요지부동인 탓이다. ‘현장 밀착’ 카드가 박스권에 갇히 지지율 반등의 계기를 마련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재명(오른쪽)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12일 국회에서 열린 매타버스(민생버스) 출발 국민보고회에 참석해 출발에 앞서 인사하고 있다. 이한호 기자

이재명(오른쪽)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12일 국회에서 열린 매타버스(민생버스) 출발 국민보고회에 참석해 출발에 앞서 인사하고 있다. 이한호 기자

“듣고 또 듣겠다. 질책은 달게 받겠다.”

이 후보가 이날 국회에서 첫 행선지인 울산행 버스에 몸을 싣기 전 한 말이다. 앞으로 8주 동안 온통 파란색으로 분장한 버스를 타고 민심투어에 나선다. 그는 먼저 “민주당이 나름 노력을 했는데, 부족했다는 국민의 지적을 겸허히 받아들인다”고 반성한 뒤 “국민을 섬기고, 낮은 자세로 현장에서 국민들의 일상적인 목소리를 경청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민주당은 이번 전국 순회를 ‘매타버스(이재명의 매주 타는 민생버스)’ 프로젝트로 명명했다. 주말마다 3, 4일 일정으로 전국 8개 권역을 훑을 예정이다. 이 후보가 탑승한 버스 안에는 생중계가 가능한 스튜디오도 설치됐다. 또 숙박은 광주형 일자리로 생산된 현대자동차의 캐스퍼를 이용해 차박(차 안에서 잠을 자는 캠핑)으로 해결할 참이다.

매타버스는 당내 경선 때부터 이재명 캠프에서 계획했으나 시간 부족으로 실행하지 못했다고 한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이 후보 스스로 인구가 몇 명 안 되는 도서ㆍ산간지방까지 직접 다니고 싶다는 의지가 강했다”고 말했다. 경기도 행정을 총괄하다 보니 전국 곳곳을 누빌 기회가 없었던 데다, 후보 성향이 소탈하고 현장 대응에 능한 만큼 대면 접촉이 잦아질수록 호감도도 높아질 거란 기대가 반영됐다.

매타버스의 공략 대상은 분명하다. 이번 대선의 ‘캐스팅보터’로 떠오른 2030세대다. 이날부터 사흘간 찾는 부산ㆍ울산ㆍ경남지역(PK) 일정이 청년 맞춤형으로 짜인 것도 그래서다. 이 후보는 이날 울산에서 ‘청년이 묻고 이재명이 답한다’는 이름의 간담회를 했고, 이튿날 역시 ‘부산 청년들과의 국민반상회’ 및 거제 예비부부들과의 캠프를 계획 중이다.

그러나 청년층을 대하는 이 후보의 시각에는 여전히 우려가 많다. 그가 최근 페미니즘을 비판하는 내용의 글을 공유하는 등 ‘청년 남성’에만 구애하는 기색이 역력하기 때문이다. 일각에선 이 후보 측이 이날 후보 부인 김혜경씨의 낙상 사고 당일 폐쇄회로(CC)TV 사진을 공개하면서 ‘#페밀리스트_이재명’이란 해시태그를 단 것을 두고도 “페미니즘이 아닌 패밀리즘을 지향한다”고 했던 홍준표 의원을 연상시킨다는 해석이 나왔다. 물론 이해식 선대위 배우자실장은 “페미니스트와 패밀리스트를 합쳐 페밀리스트라고 한 것”이라며 이 후보가 페미니즘과 거리를 두는 것은 아니라고 반박했다.

이서희 기자
홍인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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