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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인맥 총동원… 막혔던 요소 8000톤 수입 길이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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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일 오전 베트남 수도 하노이에 위치한 현지 A화학그룹 본사. 한국 차량들이 줄지어 들어섰다. 베트남 기업인들과 친분이 두꺼운 한국인 현지 전문가, 모 대기업의 베트남 법인 총괄대표가 A그룹 회장과 독대하더니, 같은 날 오후에는 박노완 주베트남 한국 대사도 그를 만났다. 비슷한 시간, 또 다른 현지 전문가들은 베트남 B화학그룹과 접촉하고 있었다.
한국 출신 인사들의 메시지는 딱 하나, "이달 초부터 진행 중인 한국으로의 요소 수출 계약 건을 신속히 진행해 달라"는 것이었다. 자신들의 사업 영역이 화학 계통이 아님에도, 모국의 위기 극복을 위해 인맥을 총동원해 지원 사격에 나선 것이다. 이 과정에서 베트남 고위급 인사들과 네트워크를 유지하고 있는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 등 한국 정치인들도 두 그룹에 연락을 취해 힘을 실어 줬다.
한국 민관의 전력 투구에 베트남 화학그룹 두 곳은 일단 긍정적 답변을 내놓았다. A그룹 회장은 "다른 나라도 아닌 한국이 이렇게 급하게 요소를 필요로 한다면, 수천 톤 정도는 충분히 공급할 수 있다"고 밝혔고, B그룹 측도 "계약을 최대한 빨리 마무리하겠다"고 답했다. 하지만 이튿날에도 요소 선적 계획은 나오지 않았다. 글로벌 공급 불균형에 주목한 베트남 산업통상자원부가 자국의 요소 수출에 제한을 걸며 보수적 입장을 취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현지 전문가들과 박 대사는 다시 베트남 산업부로 발걸음을 돌렸다. 이들은 9, 10일 장·차관은 물론, 총리실 관계자와 수출 업무 실무진까지 두루 만나며 요소 수출의 긴급성을 거듭 설명했다. 설득이 거의 끝나갈 무렵 제기된 수출 절차의 모호성은 대사관 경제팀과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코트라) 하노이 무역관이 해결했다. 연간 수백만 톤의 요소를 생산하는 두 그룹은 그동안 현지 농업계에만 물량을 판매해 와 해외 수출 경험은 거의 없는 상태였다.
난관이 제거되자 베트남 산업부는 11일 오전 11시 최종 결심을 했다. 박 대사 등과 만나 기존 계약 진행 물량(5,000톤)은 물론, 추가로 3,000톤을 더 한국에 보내기로 확정한 것이다. 8,000톤의 요소는 약 2만4,000L의 요소수를 제조할 수 있다. 한국 내에서 40일가량 사용 가능한 양이다. 베트남산(産) 요소는 이르면 이달 말, 늦어도 내달 초 한국행 선박에 실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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