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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美 상원의원에 "미국이 가쓰라-태프트 협약 통해 한일 합병 승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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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12일 미국 상원의원을 만나 일제에 의한 한일합병 및 남북분단 문제를 놓고 ‘미국 책임론’을 언급했다. 한미동맹의 그늘도 있었다는 취지지만, 대선후보가 외교 행사에서 상대국 의원에게 역사적 책임을 묻는 건 불필요한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 후보는 이날 서울 영등포구 중앙당사에서 존 오소프 미 민주당 상원의원과 면담하며 “일본 한국이 합병된 이유는 미국이 ‘가쓰라-태프트 협약’을 통해 승인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가쓰라-태프트 밀약은 1905년 미국과 일본이 각각 필리핀, 조선에 대한 지배권을 상호 승인한 조약으로 일제가 5년 후 대한제국의 국권을 빼앗는 단초가 됐다.
이 후보는 일제가 1945년 태평양전쟁에서 미국에 패배한 뒤 분단이 된 것도 일본이 아닌 식민지 한반도였다는 사실도 강조했다. 그는 “결국 피해국인 한반도가 분할되면서 (6ㆍ25)전쟁의 원인이 된 점에 대해선 부인할 수 없는 객관적 사실들이 있다”고 했다.
이 후보는 오소프 의원에게 한미동맹의 성과로 한국이 경제적 성장을 이뤘다고 언급한 뒤 이런 얘기를 꺼냈다. 그는 “미국의 경제적 지원과 협력 덕분에 오늘날 세계에서 유일하게 식민지에서 해방된 나라 중 선진국으로 인정받는 성과가 있었다”면서 “거대한 성과의 이면에 작은 그늘이 있을 수 있다”고 밝혔다.
오소프 의원은 진지한 표정으로 이 후보의 말을 경청했으나 한일합병이나 분단 발언에 관해 별다른 답변 없이, 6ㆍ25전쟁 당시 미군의 참전을 화제로 삼았다. 그는 “11일 전쟁기념관에 가서 한국군과 함께 나란히 싸운 유엔군뿐 아니라 조지아주(州) 출신 미군 참전용사를 기리기 위해 헌화했다”고 말했다. 오소프 의원은 미 최연소(34세) 연방 상원의원으로 올해 공화당 텃밭인 조지아에서 당선됐다.
야당은 이 후보가 한미간 친선을 다지는 면담의 성격에 맞지 않게 부적절한 발언을 했다고 지적했다. 허은아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이날 구두논평에서 “집권여당 대선후보가 처음 만난 혈맹국 의원에게조차 ‘네 탓’을 시전할 것이라고는 미처 상상할 수 없었다”며 “이 후보의 운동권식 궤변은 더 큰 우려와 거부 반응을 일으킬 것”이라고 비판했다. 김한정 민주당 선대위 실용외교위원회 수석부위원장은 “오소프 의원이 한일 식민지 역사나 한국 현대사에 많은 지식을 갖고 있다고 들어서 한일병합 얘기를 꺼낸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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