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허수아비 아냐" 김종인, 윤석열 선대위 합류 전 공간 확보 중?

입력
2021.11.12 13:00
수정
2021.11.12 14:21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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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대통령감 후보 100% 확신 없으면 안 해"
"전권 요구한 적 없어...여건 되느냐를 본 것"
"과거 정치인 둘러싸여선 대선 못 이겨"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2020년 12월 윤석열 검찰총장 정직 징계에 대한 입장을 발표한 후 기자의 질문을 받고 있다. 오대근 기자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2020년 12월 윤석열 검찰총장 정직 징계에 대한 입장을 발표한 후 기자의 질문을 받고 있다. 오대근 기자

국민의힘 총괄선대위원장으로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는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허수아비 노릇을 할 순 없다"며 "내 소신과 철학을 펼 수 있는 상황이 돼야 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선거대책위원회가 크다고 해서 선거에서 이기는 것 아니다"라며 "사람에 너무나 집착할 것 같으면 성공을 못 한다"고 윤석열 후보에게 조언했다.

김 전 위원장은 12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선대위 합류 여부를 묻는 질문에 "나는 '예스' 하고 안 하고 그럴 게 아니라 후보 스스로가 확신성을 갖고서 결심을 하는 것"이라며 이같이 답했다. 김 전 위원장은 '중책을 맡으려면 끌고 갈 수 있는 공간이 있어야 하는데, 그것이 없는 상황에서 오십시오 한다고 해서 움직일 수 없다는 말인가'라는 진행자의 추가 질문에도 "내가 허수하비 노릇을 할 수는 없다"고 재확인했다.

그러나 '김 전 위원장이 선대위에서 전권을 바라는 것 아니냐'라는 해석이 나온다는 지적에 "그건 전권하고 별개의 문제"라며 "일을 할 수 있는 소위 '여건이 되느냐, 안 되느냐'를 물어보는 거지, 전권하고는 별개 사항"이라고 부인했다.

그러면서 "내가 이번에 일을 하면 마지막 일을 하는 건데, 마지막 일을 나는 그르치고 싶지도 않다"며 "이 사람이 대통령이 되면 진짜 국가와 국민을 위해서 진짜 제대로 된 일을 할 수 있겠느냐, 그와 같은 것은 주변의 상황, 해 가는 과정을 볼 것 같으면 판단할 수가 있다. 100% 확신이 없으면 내가 안 한다"고 거듭 밝혔다.

김 전 위원장은 선대위 구성에 있어서 혁신이 필요하다는 점도 강조했다. 그는 "크다고 해서 선거에 이기는 것은 아니다"라며 "효율적으로 표를 모을 수 있느냐라는 측면에서 생각해야 한다. 일반 국민이 식상해하는, 똑같은 얼굴로는 (국민이 느끼기에) 감흥이 있을 수가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윤석열 후보라는 새로운 정치를 하겠다는 사람이 결국 가서 과거 정치인들에게 둘러싸여 있을 거 같으면 (국민들이) '그 사람들 비슷한 형태로 가지 않을까' 우려할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홍준표 지지 2030 이탈? 대세 바꿀 정도 아냐"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이 8일 서울 여의도 선거캠프에서 열린 해단식에서 지지자들에게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오대근 기자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이 8일 서울 여의도 선거캠프에서 열린 해단식에서 지지자들에게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오대근 기자

김 전 위원장은 특히 "한 가지 개인적으로 충고를 해주는 건 사람에게 너무 집착할 것 같으면 성공을 못 한다"며 "과거 우리나라 대통령들도 보면 지나치게 자기 어느 특정한 사람, 편리한 사람 이런 사람들에게 집착을 하다 결국 실패한 것"이라고 조언했다. 대표적인 실패 사례로 박근혜 전 대통령과 '문고리 3인방'을 언급했다.

홍준표 의원의 선대위 불참에 대해서는 "사람이 하나 있다고 해서 2030이 따라오는 게 아니다"라며 대세를 바꿀 정도의 표심 이탈은 아니라고 분석했다.

김 전 위원장은 이번 대선을 이회창 한나라당 후보와 노무현 민주당 후보가 맞붙었던 2002년 대선과 비교하며 "시대 흐름을 읽을 것"을 당부했다. 그는 "(2002년 대선 당시) 김대중 대통령 시절 IMF 사태를 극복하고 양극화가 시작됐을 때 후보자들의 면모가 기득권층(이회창)과 서민풍(노무현)으로 확연하게 달라졌다"며 "사람들이 야권 이회창씨가 당선할 것으로 예측했지만 결론은 노무현씨한테 갔다"고 언급했다.




"2002년 선거 데자뷔...국민의힘 '기득권층'으로 인식, 시대 읽어야"

2002년 9월 29일 저녁 부산 아시아드 경기장에서 열린 아시안게임 개막식에 참석한 노무현 민주당 대통령 후보와 이회창 한나라당 대통령 후보가 손을 맞잡고 밝은 표정으로 이야기하고 있다. 부산=청와대 사진기자단

2002년 9월 29일 저녁 부산 아시아드 경기장에서 열린 아시안게임 개막식에 참석한 노무현 민주당 대통령 후보와 이회창 한나라당 대통령 후보가 손을 맞잡고 밝은 표정으로 이야기하고 있다. 부산=청와대 사진기자단

이어 "(이번 대선도) 코로나바이러스 사태로 양극화 문제가 더 심각해진 지금 국민의힘은 기득권에 가까운 정당, 민주당은 서민에 가까운 정당이라 생각한다"며 "이재명이 어렵게 오늘날까지 왔다는 현실을 보고 비슷한 유형으로 보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시대를 제대로 읽지 못하면 선거를 이길 수 없다"고 강조했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다른 연령대에 비해 부동층이 많은 것으로 분석되는 2030을 잡기 위한 '혁신'도 주문했다. 김 위원장은 "젊은 2030세대가 절망감에 빠져 있어 희망을 줄 수 있는 혁신을 어떻게 할지 비전을 제시하지 않으면 그 사람들이 따라오지 않는다"며 "특히 그 세대는 정확한 솔루션을 제시하지 않으면 믿지 않아, 새로운 기대에 부응할 수 있는 선거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안철수와 단일화 1월까지 판단 날 것"

지난 4월 8일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의 당선이 확실시되자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 마련된 개표상황살에서 김종인 국민의힘 비대위원장과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악수하고 있다. 오대근 기자

지난 4월 8일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의 당선이 확실시되자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 마련된 개표상황살에서 김종인 국민의힘 비대위원장과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악수하고 있다. 오대근 기자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와의 단일화는 "1월 말까지 가면 판단이 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 전 위원장은 "단일화는 인위적인 단일화보다는 국민이 단일화를 해 준다고 생각하면 될 것"이라며 "후보로 서너 사람이 나와 있는데 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보면 본인 스스로가 '나는 더 이상 해서는 안 되겠구나' 하는 판단을 하는 시기가 올 거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안 후보는 지지율이) 4~5%를 받아서 뭐를 기대하고서 완주하겠나"라고 덧붙였다.

박민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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