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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정라거' 테라, 친환경 공장에서 만든다… '100년 기업' 하이트진로의 소신

입력
2021.11.14 15:00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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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2년부터 공장 폐수처리효율 높여
강원공장, 2년간 온실가스 4000톤 감축
소방공무원·유가족 위한 사회공헌도

편집자주

세계 모든 기업에 환경(E), 사회(S), 지배구조(G)는 어느덧 피할 수 없는 필수 덕목이 됐습니다. 한국일보가 후원하는 대한민국 대표 클린리더스 클럽 기업들의 다양한 ESG 활동을 심도 있게 소개합니다.

하이트진로의 대표 주류 테라, 참이슬, 진로, 필라이트. 하이트진로 제공

하이트진로의 대표 주류 테라, 참이슬, 진로, 필라이트. 하이트진로 제공

친환경 경영에 대한 고민은 주류업계도 예외가 아니다. 주류업체들은 유색 페트병, 일반접착제 사용 페트병 등의 사용을 금지하는 자원재활용법 개정안에 맞춰 기존 용기를 재활용 가능 용기로 교체하는 등 친환경 패키지 전환에 힘을 쏟고 있다.

하이트진로는 더 나아가 대기오염물질 배출량 감축에 초점을 맞췄다. 제품 생산 단계부터 '청정'을 핵심 키워드로 삼아 사업장에 폐수처리 설비를 도입하고 고효율 보일러를 설치하는 식으로 단계별 변화를 시도해왔다. 이 과정에서 축적한 환경기술은 지역환경청과 함께 중소기업에도 지원하고 있다. '청정라거'를 표방하는 테라가 소비자에게 진정성 있게 다가가려면 생산부터 '청정'해야 한다는 게 하이트진로의 지론이다.

미생물로 폐수 정화… 온실가스 대폭 감축

하이트진로 강원공장의 고효율 폐수처리시설 '혐기성 소화조' 모습. 혐기성 소화조는 맥주를 생산할 때 배출되는 부산물과 폐수를 미생물을 이용해 정화하는 폐수처리 시설이다. 하이트진로 제공

하이트진로 강원공장의 고효율 폐수처리시설 '혐기성 소화조' 모습. 혐기성 소화조는 맥주를 생산할 때 배출되는 부산물과 폐수를 미생물을 이용해 정화하는 폐수처리 시설이다. 하이트진로 제공

하이트진로는 2019년 강원공장 내 폐수처리 설비를 환경친화적인 '혐기성 소화조'로 교체했다. 혐기성 소화조는 맥주를 생산할 때 배출되는 부산물과 폐수를 미생물을 이용해 정화하는 고효율 폐수처리 시스템이다. 정화 과정에서 발생하는 바이오가스는 보일러 등의 연료로 재사용해 온실가스 감축에 기여하고 있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혐기성 소화조는 미생물을 이용하는 만큼 미생물을 관리할 수 있는 안정적인 운영 노하우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혐기성 소화조를 사용한 후 2년간 하이트진로는 온실가스 4,020톤을 감축하는 효과를 거뒀다. 산림청과 국립산림과학원에 따르면 4,020톤은 축구장 150개 넓이의 소나무 숲이 1년간 흡수하는 탄소의 양과 같다. 강원공장은 2년간 폐수처리효율이 55%에서 87%까지 향상됐다. 발생하는 폐기물은 40% 이상 감소했고, 정화 과정에서 나오는 바이오가스량은 3배 이상 증가했다.

혐기성 소화조 운영의 핵심인 미생물 관리는 사업적 성과로도 이어지고 있다. 미생물 관리 과정에서 양질의 미생물을 추가 배양하는데 성공해 폐수처리가 필요한 사업장에 분양·판매하게 된 것이다. 먼저 혐기성 소화조를 도입한 전주공장은 6년간 2,700톤, 강원공장은 올해만 400톤의 미생물을 판매했다.

좋은 건 널리… 폐수 처리 비결, 중소기업에도 전수

지난 4월 하이트진로 강원공장은 미생물을 활용한 고효율 폐수처리시설 '혐기성 소화조'를 안정적으로 운영, 관리해 미생물을 첫 출하했다. 사진은 공장 직원들이 미생물 첫 출하를 축하하며 기념사진을 찍는 모습. 하이트진로 제공

지난 4월 하이트진로 강원공장은 미생물을 활용한 고효율 폐수처리시설 '혐기성 소화조'를 안정적으로 운영, 관리해 미생물을 첫 출하했다. 사진은 공장 직원들이 미생물 첫 출하를 축하하며 기념사진을 찍는 모습. 하이트진로 제공

이 같은 성과는 1990년대부터 하이트진로가 공을 들여 폐수 처리 능력을 향상시켜온 결과다. 하이트진로는 1992년 맥주공장에 폐수 처리를 위한 소화조를 설치하고 친환경 생산활동에 시동을 걸었다. 과감한 투자로 설비를 지속적으로 교체해 역량을 쌓은 후 2009년 맥주업계 최초로 혐기성 소화조를 전주공장에 도입했다. 전주공장은 혐기성 소화조를 통해 폐수 처리 효율을 매년 개선하고 있다.

이렇게 구축한 환경기술은 '중소기업 환경기술 멘토링 사업'을 통해 지역 기업에도 전수한다. 이 사업은 지역환경청과 협약을 맺어 중소기업이 효율적으로 환경관리를 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상생정책이다. 친환경 경영의 중요성을 알고 있지만 현실적 문제로 어려움을 겪는 중소기업을 돕고 지역환경 개선을 도모하겠다는 취지다.

올해 하이트진로 강원공장은 지역사회 내 동종 중소기업을 위해 환경기술 멘토로 나섰다. 2년간 폐수관리와 폐기물 재활용 방안 등 환경오염물질 배출시설 운영 노하우 및 기술을 지원한다. 단순히 기술 지원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꾸준히 중소기업과 소통하고 필요한 부분은 추가 지원하며 사후관리까지 해나갈 방침이다.

지원 사각지대도 살펴야… 소방유가족에 소송비 지원

지난 5월 하이트진로가 진행한 '2021 감사의 간식차' 행사에서 서울 강남소방서 소방관들이 간식을 수령하고 있다. 하이트진로 제공

지난 5월 하이트진로가 진행한 '2021 감사의 간식차' 행사에서 서울 강남소방서 소방관들이 간식을 수령하고 있다. 하이트진로 제공

사회공헌활동 중에서는 처우 개선이 시급한 소방공무원을 살피려는 노력이 돋보인다. 하이트진로는 2018년 소방청과 협약을 체결하고 소방마이스터고등학교 지원, 국민안전캠페인, 언택트 체육대회 등 다양한 지원 활동을 벌이고 있다.

소방공무원 유가족을 위해서는 긴급생계비와 장학금 등 여러 방면으로 금전적 지원을 하고 있는데, 현재 지원 대상은 19명이다. 지난해부터는 업무 스트레스로 극단적 선택을 한 소방관들이 순직으로 인정받을 수 있도록 변호사 선임비 등 소송비용도 지원한다. 한 유가족은 소송비를 지원받아 올해 4월 순직유족급여 승인을 받기도 했다. 하이트진로는 소방관을 꿈꾸는 유자녀를 위해 매년 소방관 육성 장학금도 전달하고 있다.

올여름에는 수난 구조활동을 벌이는 충남, 경북 소방본부 소속 119시민수상구조대에 구명조끼, 투척용 구명환, 순찰망원경 등 구조용품 350여 개를 지원했다. 또 휴양객들이 안전한 물놀이를 즐길 수 있도록 안전수칙이 인쇄된 부채 및 비치볼을 태안 만리포해수욕장과 포항 월포해수욕장에 비치하는 등 물놀이 안전수칙 캠페인도 진행했다. 이 외에도 소방관들에게 감사와 응원의 마음을 전하는 '감사의 간식차'를 2년째 운영하고, 소방청과 공동으로 체육대회 '2021 더 히어로 레이스'를 개최해 소방공무원의 사기를 돋우고 있다.

하이트진로 김인규 대표는 "100년 기업으로서 친환경, 상생을 경영가치로 삼아 지역사회와 조화를 이루겠다"며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고 지속적인 지원을 이어가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소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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