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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차량용 요소수 석 달치 확보"... 한숨은 돌렸지만 불안감 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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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소수 품귀에 따른 산업 전반의 마비 공포가 높아지던 와중에, 정부가 국내에서 사용할 수 있는 차량용 요소수 석 달치를 확보했다고 밝혔다. 현장 점검으로 추가 확보한 요소수 530만L(국내 하루 사용량의 9일분)는 당장 12일부터 시장에 공급하기로 했다.
일단 급한 불은 끄게 됐다는 평가가 나오지만, 중국의 수출 규제가 어떻게 변화할지 예단할 수 없는데다 국내 생산이나 수입국 다변화에도 한계가 있어 안심하기는 이른 상황이다.
정부는 10일 ‘3차 요소수 수급 관련 범부처 합동 대응회의’에서 “약 두 달 반 동안 사용할 수 있는 차량용 요소수를 확보했다”며 “아직 파악하지 못한 국내 보유량까지 고려하면 앞으로 3개월 정도는 수급에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우선 국내 기업이 이미 계약을 마친 요소 1만8,700톤(차량용은 1만300톤)에 대한 수출 절차가 중국에서 재개돼 이달 말부터 내달 초에 걸쳐 국내로 반입될 예정이다. 차량용 요소 1만300톤은 차량용 요소수 3,090만L(3만900톤)를 만들 수 있는 양이다. 국내 하루 소비량(60만L) 기준으로 약 51일 치에 달한다.
여기에 중국 외에서 추가 확보한 물량을 합하면 내년 초까지는 한숨을 돌릴 수 있다는 게 정부의 설명이다. 호주로부터 요소수 2만7,000L가 11일 군 수송기를 통해 반입되고, 다음 주엔 베트남에서 차량용 요소 200톤(요소수 60만L 제조 가능)이 수입된다.
합동단속반이 찾아낸 차량용 요소수 1,561만L와 국방부가 보유 중인 요소수 예비분 210톤(21만L)까지 합하면 국내에서 약 27일 정도 쓸 분량이 된다. 점검을 앞둔 주유소·소매점 보유분까지 더하면 약 3개월(90일)가량은 수급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이와는 별도로 이미 통관 절차를 마치고 묶여 있던 차량용 요소 300톤도 오는 18일 중국에서 출항을 앞두고 있다. 다음 달 초엔 베트남에서 요소 5,000톤이 추가로 도입된다. 차량용에 부적합하면 산업용 요소수로 제조할 계획이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국회에서 “상당 부분 어려움을 해소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정부의 늑장 대응으로 이미 극도의 불안을 겪은 일선 현장에선 여전히 미심쩍다는 분위기다. 업계 관계자는 “요소수를 구하지 못해 어쩔 줄 모르고 있는데, 불안해하지 말라는 말만 내놓고 있으니 답답하다”며 “정부 대책에 신뢰가 가지 않으니 사재기를 하고, 심지어 요소수 파는 곳을 알려주는 대가로 돈을 요구하는 사례까지 발생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날 발표된 추가 확보 물량도 안심할 수준은 전혀 아니다. 요소·요소수 수출 제한을 불러온 중국의 석탄 수급난과 전력난은 당장 해결될 문제가 아니어서 앞으로도 수출 제한 조치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정부는 아직까지 뚜렷한 대체 수입국을 찾지 못하고 있다. 국내 요소 소비량의 97%를 중국에 의존하는 구조가 바뀌지 않는 한, 언제든 중국발 요소수 대란이 재발할 수 있다는 뜻이다.
긴급 물량을 확보한 차량용과 달리, 산업·농업 등 다른 분야 요소수 부족 우려는 여전하다. 석탄·액화천연가스(LNG) 등을 연료로 쓰는 화력발전소는 질소산화물 등 오염물질 저감을 위해 요소수를 쓰는데, 발전 5개사 중 3곳의 요소수 재고량은 한 달 치에 불과하다. 요소수가 없어 오염물질 배출량 기준을 맞추지 못하게 될 경우 난방용 전력수요가 급증하는 겨울에 발전소 가동을 멈추는 사태까지 벌어질 수 있다.
최근 급등한 요소수 가격이 생산·물류 비용에 반영되면 가파른 물가 상승세에 기름을 끼얹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요소는 농업용 질산질 비료의 주원료로, 요소 대란이 장기화될 경우 비료 부족에 따른 작황 부진으로 농산물 가격도 급등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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