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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아베, 최대파벌 회장... 막강한 ‘어둠의 쇼군’ 등장? 기시다 총리의 비책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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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가 자민당 최대 파벌인 세이와(清和)정책연구회 회장 직함으로 전면에 등장한다. 지금까지 파벌 회장인 호소다 히로유키 전 간사장의 이름을 따 ‘호소다파’로 불렸지만 11일부터는 ‘아베파’가 된다. 지난해와 올해 총재선거 때 호소다파의 지지 방향을 사실상 좌우한 데 이어, 이제는 자신의 이름을 내건 최대파벌 수장으로서 ‘제2의 정치인생’이 시작된 것이다. 마치 1980년대 초 자민당을 실질적으로 장악한 당시 전직 총리 다나카 가쿠에이와 소수파 총리 나카소네 야스히로의 관계처럼, 현 기시다 후미오 총리에겐 만만치 않은 시험무대가 될 전망이다.
10일 아사히신문 등 일본 언론에 따르면 호소다파는 지난 9일 간부회의를 열고 아베 전 총리에 종신회장 취임을 요청하자고 만장일치로 결정했다. 파벌 회장의 중의원 의장 취임에 따라 후임을 맡아 달라는 것이다. 이에 따라 11일 파벌 총회에서 ‘아베파’가 발족한다.
앞서 아베 전 총리는 2012년 아베 2차 내각이 출범하면서 파벌 활동을 떠났지만 실제론 영향력을 행사해 왔다. 지난해 9월 자민당 총재 선거에선 호소다파가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을 지지토록 했고, 올해 9월 총재 선거때는 다카이치 사나에 전 총무장관 지지를 표명하고 호소다파의 지원을 끌어내 국회의원 투표 2위를 만들어냈다.
세이와회는 현재 제2파벌(아소파)보다 40명 이상 많은 89명이 소속돼 당 총재 선거를 좌우할 수 있다. 일본 언론은 아베 전 총리가 과거 총리 퇴임 후에도 100여 명에 이르는 소속 파벌을 이끌며 ‘어둠의 쇼군(闇将軍)’으로 불렸던 다나카 같은 존재가 되려 한다는 추측을 내놓고 있다. 아소파의 한 의원은 “아베씨는 타 파벌 의원을 총재 후보로 띄울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이번 총재 선거 때 호소다파 내 차기 총리를 꿈꾸는 후보가 있었지만 무파벌의 다카이치를 밀었던 것도 파벌 내 라이벌을 키우지 않고 영향력을 유지하기 위해서였다는 분석도 있다.
기시다 총리는 아베 전 총리의 영향력을 무시할 수 없지만 지나친 권력 확대는 견제해야 하는 입장이다. 총재 당선 직후 아베 전 총리가 다카이치를 간사장에, 하기우다 고이치를 관방장관에 임명하길 원했지만 다카이치는 정조회장에, 하기우다는 문부과학장관에 임명한 것은 아베를 배려하면서도 한계를 분명히 두려는 메시지로 읽혔다. 또한 2, 3위 파벌인 아소파와 다케시타파를 당정 인사에서 호소다파보다 더 발탁한 것도 호소다파 견제용으로 해석됐다.
이와 함께 자민당 간사장에 취임한 모테기 도시미쓰 외무장관의 후임으로 하야시 요시마사 전 문부장관을 임명한 것 역시 아베에 대한 견제구로 보는 시각이 많다. 5선 참의원 출신으로 이번에 처음으로 중의원에 당선된 하야시는 2012년 아베가 당선된 총재 선거 당시 총재직에 도전했다. 특히 다음 중의원 선거 때는 인구감소에 따라 야마구치현 선거구가 4개에서 3개로 줄어드는데, 이 중 하야시의 3구와 아베의 4구가 합쳐질 가능성이 높다. 이 경우 자민당 후보를 누가 꿰차느냐를 두고 경쟁이 벌어질 수 있다.
하야시 가문은 고조부 때부터 중의원을 지낸 야마구치현 내 유력 가문으로 아베 가문과 오랜 라이벌 관계다. 이 중 하야시 가문은 도쿄에서 태어나도 어린 시절을 고향에서 보내도록 하는 가풍이 있어 하야시도 부친과 마찬가지로 고교시절을 야마구치현에서 보냈다. 그러나 아베 전 총리는 도쿄에서 나고 자라 실제 야마구치현에서 생활한 적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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