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말은 기록되고 심판받는다

입력
2021.11.10 20:00
25면

편집자주

'이슬람교' 하면 테러나 폭력, 차별을 떠올리지만 실은 평화와 공존의 종교입니다. 이주화 이맘(이슬람교 지도자)이 이슬람 경전과 문화를 친절하게 안내, 우리 사회에 퍼져 있는 오해와 편견을 벗겨 드립니다.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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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에 있을 대선을 앞두고 후보자들 간에 경쟁의 열기가 점점 뜨거워지고 있다. 그래서 어떤 후보가 어떤 말을 하는지는 국민적 관심사이며 그 말을 구실 삼아 사람들은 진위와 상관없이 또 다른 수많은 말들을 양산해 낸다. 그래서 말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믿음이 있는 사람에게는 신앙으로, 또 믿음이 없다고 해도 양심이나 도덕을 이름하여 사람들에게 바른말을 하도록 가르친다. 이슬람 또한 사람들에게 친절하고 좋은 말을 하도록 가르치며 잘못된 말, 상대방을 비방하거나 헐뜯는 말의 해악을 죽은 형제의 살점을 먹는 것에 비유하여 강력히 금하고 있다.

창조주 하나님께서는 인간들에게 말을 사용하게 하시고, 서로 간에 대화를 통해서 자신의 감정과 의사를 표현하도록 하셨다. 성 꾸란에는 이러한 말에 대한 하나님의 은총을 다음과 같이 전한다. "하나님께서 그대에게 두 눈을 주지 않으셨던가 또한 혀와 두 입술을 주지 않으셨던가." (90: 8-9)

우리가 한 말은 자신에게 훌륭한 보상을 얻도록 해주기도 하지만 어떤 경우에는 자신의 말로 인하여 큰 상처와 아픔을 주기도 한다. 또한 말은 긍정적인 힘을 가지기도 하지만 부정적인 힘 또한 가지고 있다. 하나님께서는 우리에게 자신들이 사용하는 언어를 과소평가하지도 말며 쓸데없는 말은 삼가고, 자제력을 잃고 감정에 치우친 말을 하지 않도록 하셨으며, 자신이 한 말로 인하여 발생할 결과에 대해서도 항상 신중히 생각하도록 하셨다. 성 꾸란에는 말의 신중함에 경고하여 다음과 같이 가르친다. "인간이 말을 할 때마다 그 말은 함께 있던 천사에 의해 감시되고 기록되니라." (50: 18)

우리는 우리가 하는 모든 말들에 대하여 책임을 져야 한다. 특히 험담이나 거짓말로 다른 사람에게 해를 끼칠 수 있는 말은 더욱 그렇다. 예를 들어 어떤 사람이 깊은 생각 없이 '이혼'이라고 한 말 한마디로 가정이 파괴될 수도 있으며, 또한 다른 부주의한 말로 친구나 동료 또는 그가 사랑하는 사람들과의 좋았던 관계를 해칠 수도 있다. 결혼이나 이혼, 그리고 금융거래와 계약과 같은 것들은 더욱 말이나 서면으로 신중하게 처리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 말에 대한 책임감은 우리 모두에게 어떤 말을 하기 전에 그 말이 가져올 결과에 대해서도 신중히 생각하도록 한다. 특히 어떤 조직이나 단체에 소속되어 사람들의 삶에 미치는 영향력이 큰 사람일수록 자신의 말에 대하여 더욱 신중해야 한다. 선지자 무함마드께서는 한 사람이 "오 하나님의 사도시여! 어떤 무슬림이 가장 훌륭합니까?"라고 물었을 때 "자신의 혀와 손으로부터 안전한 무슬림이 가장 훌륭한 무슬림이니라"라고 대답하셨다.

하나님께서는 이 위대한 우주를 한마디의 말로 창조하셨다. "실로 그분께서 무엇을 원하시고 '있어라'라고 명하시면 그대로 다 있느니라." (36: 82)

사람들 간에 좋은 관계를 형성하고 서로 사랑하며 결속을 강화하는 중요한 말들은 우리에게 하나님의 보상은 물론 기쁨을 얻도록 유도한다. 그러나 인간관계를 해치고 서로에게 적개심을 심어주며 서로를 분열하게 하는 말들은 하나님의 분노와 사람들 간에 신뢰를 잃게 한다. 그래서 이슬람은 의미 없는 대화나 자신과 관련 없는 일에 관한 대화는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에너지만 허비하는 무의미한 것으로 건강에 나쁜 영향을 미친다고 경고한다. 실제로 과학자들의 연구를 살펴보면 너무 많은 말을 하거나 근거 없이 남을 험담하는 것은 많은 에너지를 필요로 하며 신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해로운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한다.

우리가 하는 말 한마디 한마디는 우리의 또 다른 얼굴이며 그 말들은 모두 다 기록되어 부활의 날, 그 기록에 의해 우리 모두는 심판받게 될 것이다.

이주화 한국이슬람교 서울중앙성원 이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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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화한국이슬람교 서울중앙성원 이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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