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지지' 박주선이 광주시민에게 "사과 받아들여야 한다" 한 까닭

광주 출신 4선 의원 지낸 박주선 전 국회부의장
"전두환 옹호 발언, 여당 정치공세 빌미 제공"
"광주시민, 여당과 선 긋고 본질적 문제 봐야"

박주선(가운데) 전 국회부의장과 바른미래당 김동철(왼쪽) 전 원내대표가 10월 29일 오후 국회 소통관에서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경선 후보를 지지하는 기자회견을 한 뒤 윤 후보와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 지지를 선언한 호남 4선 출신 박주선 전 의원은 10일 윤 후보가 '전두환 옹호' 발언 사과를 위해 광주광역시를 방문하는 것에 대해 "사과를 받아들이는 것이 광주정신의 격을 높이는 것이고 광주 시민의 평가를 올리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박 전 의원은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사람은 완벽한 사람이 없다. 실수할 수도 있고 정치에 입문하지 않으면 안 되는 사람이기 때문에 그랬으려니 하고 좀 사과를 진지하게 받아들이는 광주 시민의 아량과 품위가 필요한 것이 아닌가"라고 말했다.

박 전 의원은 윤 후보의 '전두환 옹호' 발언에 대해서는 "이미 전두환 찬양, 옹호 발언이 아니고 사과 사진에 대해서는 어떻게 국민과 광주 시민을 개 취급하느냐는 취지로 여러 번 말씀드렸다"며 "윤 후보도 예시와 비유가 적절치 못했고 대단히 죄송하다는 취지로 이미 사과했다"고 말했다.

이어 해당 발언이 "여당의 좋은 정치적 빌미 또는 정치적 소재를 제공하게 됐다"면서 "이제 광주 시민은 여당의 정치적 공세하고는 일정한 선을 긋고, 어차피 이재명 후보, 윤석열 후보 중에서 선택할 수밖에 없는 대선이 됐는데 어느 분이 더 능력과 자질 면에서 가치와 이념, 노선 면에서 대한민국을 제대로 이끌 것인지를 판단해서 본질적인 문제에 분석을 하고 평가를 하고 선택과 결정을 하는 절차를 밟아야 갈 때가 아닌가"라고 말했다.

박 전 의원은 헌법 개정 시 '5·18 정신'을 헌법 전문에 넣는 개정안에 대해서는 "이런 발언을 했든 안 했든 간에 5·18 정신은 헌법 전문에 게재를 해야 된다"며 "지금 말 실수를 하기 전에도 윤 후보는 그런 이야기를 했다"고 밝혔다.

국민의힘 당내 '5·18 망언'의 재발 방지를 약속하고 엄격히 징계하라는 요구에 대해선 "5·18 비하, 폄하 발언을 한 행위에 대해서는 처벌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마련이 돼 있기 때문에 실정법을 위반하면 당연히 단죄를 해야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윤 후보는 10일부터 1박 2일 일정으로 광주를 방문해 5·18 민주묘지에 참배하고 '전두환 옹호' 발언 등에 대해 사과할 것으로 보인다. 광주 시민단체들은 이에 대해 반발해 집회 등을 예고했다.

전남 보성군 출신인 박 전 의원은 통합민주당 소속으로 광주에서 의원을 지냈으며 국민의당과 민생당을 거쳐 이번 대선에는 윤석열 지지를 선언했다.

인현우 기자 inhyw@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