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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의 나흘] '강경 보수' 붙잡고 '탈진보'에 손 뻗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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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관된 콘셉트는 아직 없는 광폭 행보’.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의 첫 나흘간 움직임을 요약하자면 이렇다. 지난 5일 대선후보로 선출된 이후 '무엇을 강조하려 했는지'가 아직 분명치 않다.
7일 첫 언론인터뷰에선 “이명박ㆍ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사면”을 약속했고, 8일엔 보수 개신교계 목사들에게 격려 기도를 받았다. 강경 보수층을 안심시키는 일정이었다.
9일엔 2017년 대선 때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의 중앙선대위원장으로 활동했지만 '탈민주'로 돌아선 신평 변호사를 만나고 4ㆍ19민주묘지를 찾았다. 이번엔 '보수 편향'에서 벗어나려 한 것이다.
'대선후보 윤석열'의 첫날은 무난하게 시작했다. 첫 공식일정은 6일 서울 송파구 가락시장 방문이었다. 점퍼 차림의 그는 새우젓 등을 시식하며 '민생을 살피는 소탈한 지도자'임을 내보였다. 코로나19 극복을 위해 소상공인·자영업자를 집중 지원해야 한다는 메시지도 냈다. 같은 날 송파구 올림픽공원에서 열린 '대한민국 청년의 날' 기념식에선 청년들과의 접촉면을 넓혔다. 2030세대는 윤 후보의 취약지대다.
7일엔 강경 보수층에 손짓을 보냈다. 윤 후보는 이날 언론 인터뷰에서 “국민 통합을 위해 집권 초기 이명박,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사면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두 전직 대통령에 대한 구속 수사와 기소를 지휘한 장본인으로서, 결자해지하고 보수의 '용서'를 구하겠다는 뜻으로 읽혔다.
윤 후보는 8일 국립현충원을 참배하고 국회를 찾았다. '0선 정치 신인'으로서 의회를 존중하겠다는 의지를 강조한 것이다. 그는 이날 일정을 개신교 원로들과의 조찬 회동으로 시작했다. 극동방송 이사장인 김장환 목사, 순복음교회 이영훈 목사, 명성교회 김삼환 목사를 만나 함께 기도를 했다. 종교가 없는 윤 후보는 '손바닥 왕(王) 자' 논란 등으로 인해 무속에 의지한다는 의심을 샀다. 이에 보수 개신교계의 불안을 달래기 위한 행보였다는 해석이 나왔다.
윤 후보는 8일 '공정사회를 향하여'라는 책을 펴낸 신평 변호사의 출판기념회를 찾았다. 나흘간의 일정 중 유일하게 ‘사람’을 주제로 한 행보였다. 판사 출신인 신 변호사는 지난 대선에서 문재인 민주당 대선후보의 중앙선대위원장을 맡았지만, 2019년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임명에 반대하며 여권에 등을 돌렸다. 정치를 시작한 윤 후보를 공개적으로 지지한 대표적 법조계 인물이기도 하다. 이른바 '탈진보' '탈문재인' 민심을 잡으려는 행보인 셈이다.
윤 후보는 행사에서 "문재인 정부의 내로남불" "내 편과 남의 편을 가르는 잘못" 등 문재인 정부의 공격 포인트를 건드렸다. 자신에게 쏠린 정권 교체 민심에 정확하게 호응한 것이다.
윤 후보는 이어 서울 강북구 수유동의 국립 4·19민주묘역을 참배했다. 방명록엔 "4·19혁명 정신을 늘 잊지 않고 자유민주주의를 확립하겠다"고 적었다. '전두환 정권 옹호' 발언에 대한 사과의 뜻이었다. 10일엔 1박2일 일정으로 광주를 찾아 5·18 민주묘지를 참배한다. 보수를 거점으로 중도로 서서히 확장하겠다는 것이 윤 후보의 구상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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