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로 베란다 부숴놓고 '복구공사'는 나몰라라..."곧 겨울 어떻게 하나"

차량으로 아파트 1층 베란다 들이받힌 피해자 한숨
"벽면 부서지고 곳곳 균열 생겼는데 협의 난항"
"수리 2개월 지연... 갈라진 벽, 수건·옷으로 막아"

화단을 넘어 아파트 벽면을 들이받은 차량. 보배드림 캡처

모르는 사람이 차량으로 아파트 베란다를 들이받아 부서뜨려 놓고선 두 달 가까이 수리해주지 않아 금이 간 벽을 수건으로 막고 지내는 사연이 누리꾼들을 안타깝게 하고 있다. 피해자가 "곧 겨울인데 어떻게 해야 하냐"며 막막해 하자 누리꾼들은 각종 조언을 하며 토닥였다.

자동차 전문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 8일 '차로 남의 집 베란다 들이받고 배째라는 차주 가족'이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피해자인 글쓴이는 "차주가 주차하다 화단을 넘어 저희 집 베란다를 들이박아 베란다 아래쪽과 난간이 부서지는 피해를 봤지만, 차주와 차주 아버지 덕분에 두 달 가까이 고치지도 못하고 있다"고 적었다. 이어 "일단 안 쓰는 수건이나 옷가지로 사이사이 구멍을 메워두긴 했는데 곧 겨울인 데다 1층이라 외부서 벌레가 (들어올까) 걱정"이라고 적었다.

실제로 글에는 베란다 아래쪽 벽이 부서져 철골이 그대로 드러나 있을 뿐 아니라 창틀 주변 벽 곳곳에 큼지막하게 생긴 균열에 수건을 욱여넣은 사진도 첨부돼 있었다.

날씨가 추워져도 수리하지 못한 채 지내게 된 자초지종도 털어놨다. 그는 "차주의 보험 접수 후 상대방의 보험사에서는 (제가 사는) 이쪽 권역의 협력 시공업체를 통해 견적을 냈고 이를 차주에게 전달했다고 한다"며 "시공업체가 아래쪽 뚫린 베란다 벽을 공사하며 새시도 뜯어 내야 하고 난간이 손상되었기에 난간 및 새시를 교체하는 것으로 견적을 냈다고 한다"고 전했다.

"차량에 충돌한 아파트 베란다 바닥벽 부서지고 곳곳 균열"

베란다 바닥쪽이 부서져 철골이 고스란히 드러나 있다. 보배드림

그러나 일이 꼬였다. 그는 "저희가 아는 업체도 아닌 차주 보험사의 협력 시공업체에서 낸 견적이 말이 안 된다며 차주의 아버지가 건설업체에 종사한다는 자신의 지인을 데리고 저희 집으로 불쑥 찾아왔다"며 "직접 자신의 지인과 저희 집 베란다를 확인하겠다고 안으로 들여보내 달라고 했다"고 말했다.

이어 "사고 후 아들인 차주는 정작 사과도 없었고, 사전에 아무 연락도 없다가 방문하는 것은 무례하다고 여겨 문을 열어주지 않았다"며 "그랬더니 '보험사도 못 믿겠다'며 자동차 사고 대물 접수한 것을 취소하겠다고 해 난처해진 상대방 보험사 담당자도 '차주와 차주 아버지를 설득해보겠다'고 했지만 시간이 흘러도 부서진 베란다는 그대로고 사건이 나아질 기미는 없었다"고 답답해했다.

그는 "경찰에도 신고했으나 차주와 합의 보는 게 최선인 것 같더라"며 "하다못해 상대방 보험사에서 차주에게 보험사 협력 시공업체 대신 차주 아버지가 데려왔던 그 지인의 업체로부터 견적서를 받아오면 저희 집에 의견을 묻고 수리 절차를 진행하겠다고 하자 이젠 그 지인도 잘 모르는 사람이라고 알아서 하란다"고 전했다.

그는 "민사 소송밖에 답이 없는 걸까요?"라고 조언을 구했다.

"두 달째 합의 난항 갈라진 벽 옷·수건으로 막고 지내" 하소연

베란다 창틀 주변 벽에 균열이 생기자 임시로 수건이나 옷으로 막아놨다. 보배드림

글을 읽은 누리꾼들은 "그대로 뒀다 겨울에 눈 비 내려 틈새에 물 들어가 얼어버리면 유격이 더 벌어지고 망가지는 거 아닌가 싶네요"(ma***)라고 걱정하거나 사고 당시 사진을 본 뒤 "진정 면허있는 사람이 운전대를 잡은 것인가?"(화이트***)라고 의심했다.

또, "수리견적 받아서 내용증명부터 보내세요"(정치충은****), "아파트면 관리사무소와 협력해서 건물 안전진단 받으세요"(고**), "차도 사고나면 렌트하는데, 수리할 때까지 호텔 가서 자고 청구해야"(Aufh****) 등의 조언을 남겼다.

글쓴이는 9일 "지방 소도시라 부모님이 편하게 오래 지낼 만한 호텔이 거의 없다"며 "베란다와 새시는 야무지게 수리한 후 차주보험사에 피해자 직접 청구 혹은 얼마나 걸릴지 모르겠지만 소송을 통해 (피해보상을) 받는 쪽으로 상의해보겠다"고 글을 마무리했다.

박민식 기자 bemyself@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