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릴레이 탈당 인증 남기고 떠나는 2030… 홀로 붙잡는 이준석

입력
2021.11.09 15:00
수정
2021.11.09 1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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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오세훈 당선에 정치 효능감 느껴
'위장당원' 몰리자 분노로 탈당신청서 썼다"
이준석 수도권 2030 탈당비율 공개하며
"수치를 바탕으로 겸허하게 인식해야"
"'애초에 역선택', '탈당 인원 한 줌밖에 안돼'
몰상식 발언하는 분들 2030 얼마나 모았나"

국민의힘 대선 경선이 마무리된 지 나흘이 지났지만, 당 일부에서 '탈당 당원은 민주당 프락치다'거나 '탈당 인원은 40명에 불과하다'며 상황을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는 듯한 발언을 하자 분노한 2030의 탈당이 이어지고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 '에펨코리아' 게시물 캡처

국민의힘 대선 경선이 마무리된 지 나흘이 지났지만, 당 일부에서 '탈당 당원은 민주당 프락치다'거나 '탈당 인원은 40명에 불과하다'며 상황을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는 듯한 발언을 하자 분노한 2030의 탈당이 이어지고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 '에펨코리아' 게시물 캡처

국민의힘 대선 경선 이후 2030 당원 탈당 사태가 닷새째 이어지고 있다. 탈당 당원을 '역선택을 위한 민주당 프락치(스파이)'라고 비하하거나 '탈당 인원은 평시와 같은 40명에 불과하다'며 뭉개려는 일부 시도가 사태 장기화로 몰아가고 있다.

이준석 대표는 이에 "주말 수도권 선거인단에서만 1,800명이 넘게 탈당했고, 그중 2030 비율은 75%(1,350명)가 넘는다"는 통계를 공개했다. "중차대한 사안"임을 공표하며 마음 떠난 2030을 붙잡으려 안간힘을 쓰는 것이다.

보수 성향의 온라인 커뮤니티 '에펨코리아'에는 9일에도 국민의힘 탈당 인증이 이어졌다. 한 이용자(최******)는 "노년층에서 윤석열 후보를 무지성으로 미는 걸 보고 실망해서 탈당하려 한다. 이준석 대표는 알아서 살아남아라. 난 여기까지"라며 탈당 확인 문자를 공유했다.

그는 "오세훈 서울시장, 이준석 대표가 당선되고 2030이 주목받으면서 정치적 효능감도 많이 느꼈다""문재인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을 보고 토할 것 같아서 국민의힘으로 정권교체하고 싶었다. 2030이 주역이 됐으면 했다"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2030 지지자 "오세훈·이준석 당선에 효능감 느꼈는데...위장당원이라니"

9일 온라인 커뮤니티 '에펨코리아' 인기 게시글 목록. 국민의힘 탈당에 관한 내용이 다수다. '에펨코리아' 게시판 캡처

9일 온라인 커뮤니티 '에펨코리아' 인기 게시글 목록. 국민의힘 탈당에 관한 내용이 다수다. '에펨코리아' 게시판 캡처

출근 전 짬을 내서 탈당 신청을 했다는 다른 이용자(17***)는 자신의 탈당신청서를 공개했다. 탈당 사유엔 '이미지 쇄신의 기회를 스스로 걷어차는 당에 실망했다'고 적었다.

그는 "마지막까지 고민했는데 김소연 변호사 페이스북을 보고 바쁜 출근준비에도 남편과 같이 탈당한다"고 밝혔다. 그는 "애가 셋이고 맞벌이라 바쁜 와중에도 망하는 나라 살려보자고 당원 가입하고 투표했더니 '위장당원', '대깨(문 대통령 지지자 비하 표현)'라고 한다""잠이 확 깨서 분노로 탈당원서를 써내려갔다"고 했다.



김소연 변호사 페이스북 계정 캡처

김소연 변호사 페이스북 계정 캡처


온라인 커뮤니티 '에펨코리아'에 공유된 김소연 변호사와 페이스북 이용자 사이의 문답. '에펨코리아' 게시글 캡처

온라인 커뮤니티 '에펨코리아'에 공유된 김소연 변호사와 페이스북 이용자 사이의 문답. '에펨코리아' 게시글 캡처

김 변호사에 분노한 이용자들은 또 있었다. 또 다른 이용자(산**)는 김 변호사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페이스북 글을 공유하며 "우리 훌륭하신 김소연 변호사님께서 탈당하는 2030 따위의 모습을 보면서 프락치라며 이분법적 선동을 하고, 또 젊은 나이에 당대표의 자리에까지 오른 이준석을 보고 질투 나서 부들거릴 거라고요? 에이 말도 안 됩니다"라고 반어적으로 비판했다.

앞서 김 변호사는 7일 2030 탈당 사태에 관해 "'대깨문'들이 당원인 척 들어와 노인혐오, 탈당 선동, 국민의힘 비난을 전격적으로 작업중"이라고 주장했다. 탈당 당원들을 '역선택을 위한 작전세력'으로 싸잡은 것이다.

그 밖에도 이용자들은 '전당대회 이후 탈당자가 6,000명을 넘었다'는 기사를 공유하기도 했다.



이준석 "2030을 조롱해서 얻고자 하는 정치적 의도가 무엇인가"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페이스북 계정 캡처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페이스북 계정 캡처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페이스북 계정 캡처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페이스북 계정 캡처

이준석 대표는 사태 수습에 안간힘이다. 먼저 8일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에 탈당인원을 공개했다. 그는 "지난 주말 수도권 선거인단에서만 1,800명이 넘는 탈당이 있었고 탈당자 중 2030 비율은 75%"가 넘는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언론 인터뷰에서 '탈당 인원은 40명'이라고 밝힌 김재원 최고위원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윤석열 후보의) 심기를 경호하는 것도 아니고 내용도 정확하게 모르면서 왜 이상한 소리들을 하나. 그렇게 2030을 조롱해서 얻고자 하는 정치적 의도가 무엇인가"라고 쏘아붙였다.

이어 올린 게시물에는 '전당대회 이후 탈당원서 접수 현황' 서류 중 일부를 공개도 했다. 그에 따르면 서울시당 선거인단 중 탈당자는 623명, 그중 2030 탈당자는 527명(약 84.59%)이었다.

그는 "정확한 집계자료이고 이 수치를 바탕으로 겸허하게 인식해야 올바른 정당"이라며 "몇 십년 만에 찾아온 정치변화의 기회인데 젊은 세대에게 40명 남짓 탈당했다는 식으로 조롱조로 계속 이야기한다는 건 상식 밖의 일"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국민의힘 윤석열(오른쪽) 대선 후보가 8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 이준석 대표와 대화를 나누고 있다. 오대근 기자

국민의힘 윤석열(오른쪽) 대선 후보가 8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 이준석 대표와 대화를 나누고 있다. 오대근 기자

이 대표의 수습은 9일에도 이어졌다. YTN 라디오 '황보선의 출발 새아침'과의 인터뷰에서 그는 "저희 보수 진영의 몰상식한 분들이 '애초에 역선택이었네', '2030이 한 줌밖에 안 된다'는 비하적 발언을 일삼고 있다"며 "그런데 그런 발언하시는 분들이 평생 2030 당원을 열 명이라도 모아 오신 실적이 있는가 반문하고 싶다"고 했다.

김 최고위원에 대해서도 "40명은 가만히 있어도 자연 탈당하는 수준"이라며 "언론 속성을 잘 아시는 숙련된 정치인이 이런 발언을 했다는 건 의도가 있었다고 본다"고 재차 비판했다.

그는 "과거와 달리 세대 구도로 가서 선거를 치르는 것이 당연히 유리한데, 그런 몰상식한 발언이 나오면 젊은 층이 이재명 후보를 찍기까지는 상당한 고민이 필요하겠지만 우리 후보를 지원하는 강도가 굉장히 낮아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우려도 표했다.

이 대표는 다만 "우리 후보(윤석열 후보)가 굉장히 겸손한 자세로 젊은 세대와 소통을 늘려 간다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여지를 뒀다.

윤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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