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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이 내민 손 거절한 홍준표 "대선판 석양의 무법자 돼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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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대선 후보 경선에서 윤석열 후보에게 패한 홍준표 의원이 연일 "대선에 참여하는 일은 없다"며 당의 원팀 요구에 선을 긋고 있다. 이재명, 윤석열 두 후보를 향한 뼈 있는 말도 잊지 않는다. 비리 의혹을 받는 후보들의 대결이란 점을 이유로 들며 자신이 이번 선거에 참여할 수 없다고 강조한다. 또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민심에 반하는 후보라며 차별화도 노리는 모습이다.
홍 의원은 8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페이스북에 "차기 대선판이 석양의 무법자처럼 돼 간다"며 "두 분(이재명 민주당 대선 후보, 윤 후보) 중 지면 한 사람은 감옥 가야 하는 처절한 대선"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전투구 대선에서 부디 살아남는 대선이 되도록 부탁드린다"고 꼬집었다.
홍 의원은 이날 이 글을 올리기 3시간 전에는 '비상식적 대선이 펼쳐졌다'고 날을 세웠다. 그는 "비리 혐의자끼리 대결하는 비상식 대선이 돼 참으로 안타깝다"면서 "그러나 그것도 당원과 국민의 선택인데 도리가 없다"고 적었다.
홍 의원의 대선 불참에 대한 명분은 분명하다. 이 후보의 대장동 의혹과 윤 후보의 고발사주 의혹을 싸잡아 비판하며 비리 대선판에 끼지 않겠다고 한다. 홍 의원이 윤 후보와 손을 잡을 경우 경선 때부터 이·윤 후보와 차별점으로 부각한 '깨끗한 정치인'이란 점이 옅어지기 때문이다.
홍 의원은 이날 서울 여의도 캠프에서 열린 선거 캠프 해단식에서도 "(5일 열린) 전당대회에서 분명히 얘기했다. 비리 대선에는 참여하지 않는다"며 "여러분이 합심해 정권교체에 나서 줘야 한다는 마음은 변함없지만 내 역할은 (경선이) 흥행하게 만든 것으로 끝났다"고 단언했다. 전날에는 페이스북을 통해 "비리 대선 불참 선언을 당 분열로 보는 건 크나큰 잘못"이라고 했다.
홍 의원은 1997년 15대 대선 때 이회창 한나라당(현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아들 병역 비리 의혹과 비교하며 비리 대선에 참여하지 않는 건 자신의 정치적 소신 때문이라고 했다. 그는 "(이회창) 후보 아들이 불법은 아니었지만 납득이 되지 않아 연단에서 마이크를 잡지 않았다. 그건 내 소신에 어긋나는 일"이라며 "제가 26년간 정치했지만 이렇게 참혹한 대선이 되는 건 참 유감스럽다. 이번 대선 비리 의혹은 피해자가 서로 많은 민생 사건"이라고 말했다.
홍 의원은 윤 후보에 대한 거침없는 비판도 이어갔다. 15대 대선 때 이회창 후보의 상황을 거론하며 윤 후보의 지지율도 곤두박질칠 것이라고 에둘러 꼬집은 것이다. 당시 이회창 후보는 당선 가능성이 가장 높은 후보로 독주를 이어갔다. 그러나 아들 병역 비리 의혹이 불거지며 지지율은 급락했다.
그는 해단식이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15대 대선) 당시 7월 말 이 후보의 지지율이 53%였고, 김대중 후보는 15%였다"며 "한 달 만에 (53%였던 지지율은) 10%대로 폭락한다. 대선판이 그렇다. (앞으로) 더 다이내믹해질 것"이라며 묘한 여운을 남겼다.
홍 의원은 윤 후보가 빠른 시일 안에 만나자고 한 것을 두고 "만나자고 해 달라질 게 있겠느냐. 달라질 건 아무것도 없다"면서 "(내가) 고집이 보통 센 사람이 아니다"라며 사실상 거부했다.
홍 의원은 경선 결과에 대한 아쉬움도 드러냈다. 일반 여론조사에서 자신에게 패했던 윤 후보가 민심에 어긋나는 후보란 점을 강조한 셈이다. 그는 "민심에서 압승하고 당심에서 지는 희한한 경선이었지만, 나는 그게 선거의 룰이었기 때문에 깨끗하게 승복한 것"이라며 "부디 대선은 민심의 100분의 1도 안 되는 당심으로 치를 생각은 하지 말고 민심을 따르는 당심이 되도록 하십시오"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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