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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사이다 뚜껑 닫았다... "백브리핑 이제 안 해"

입력
2021.11.08 18:30
수정
2021.11.08 1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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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친 입 리스크 줄이는 '전략'

이재명(왼쪽)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8일 오후 서울 성동구의 한 음식점에서 청년 소셜벤처기업인들과 함께 오찬을 하며 대화하고 있다. 오대근 기자

이재명(왼쪽)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8일 오후 서울 성동구의 한 음식점에서 청년 소셜벤처기업인들과 함께 오찬을 하며 대화하고 있다. 오대근 기자

"후보는 걸어가면서 말 안 해요. 길거리에서는 안 하는 겁니다."

8일 강훈식 더불어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정무조정실장이 기자들을 막아섰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서울 성동구의 한 식당에서 청년 소셜벤처기업인들과 식사를 마칠 무렵이었다. 이 후보는 공식 일정을 소화하는 사이사이 기자들과 편하게 문답을 주고받는 이른바 '백브리핑'(백그라운드 브리핑)을 즐겼지만, 이날부터 하지 않기로 했다. 선대위 차원의 결정이었다. 강 실장은 "앞으로 (백브리핑은) 절대 없다. 할 때는 미리 말하겠다"고 했다.

식당에서 나온 이 후보는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지 않고 자리를 떴다. 이 후보가 약속한 가상자산 과세 유예,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제안한 대장동 의혹과 고발사주 의혹 동시 특검 등 첨예한 현안 관련 질문이었지만, 이 후보는 다변 본능을 눌렀다. 이날 오전 국회에서 선대위 회의를 주재한 뒤에도 이 후보는 백브리핑을 거부했다. 질문하려는 기자들과 막으려는 경호원들 사이에 몸싸움까지 벌어졌다.

저돌적 화법으로 위기를 돌파하는 건 이 후보의 특기였다. 일정과 관련이 없는 현안 질문에도 막힘 없는 '사이다' 답변을 내놓곤 했다. 지난달 22일 대선후보 선출 후 첫 일정으로 광주 5·18 민주묘지를 참배한 뒤엔 기자들에게 "궁금한 게 많을 텐데"라며 백브리핑을 자청하기도 했다.

이 후보가 '뚜껑 닫힌 사이다'로 변신한 데는 이유가 있다. 선대위가 준비한 '그날의 메시지'가 묻히거나, "(오피스 누나) 확 끄는데요" 같은 실언이 튀어나오는 것을 막기 위해 이 후보의 입을 '관리'하기로 한 것이다. 참모들이 이 후보의 '발언 자제'를 강력히 요구했다는 후문이다. 민주당 선대위 관계자는 "대선후보는 말 한마디가 중요하기에 꼭 필요한 경우에만 메시지를 내야 한다"고 말했다.

강진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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