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드 코로나' 시작...미국 의사들은 왜 '한국 공공의학 조치' 칭찬했나

입력
2021.11.09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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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정부 FDA 국장·혈액암 저널 편집장 등
SNS로 미국·영국과 사망률 그래프 비교 화제
"사망률 높지 않은 채로 백신 접종률 높여"

단계적 일상회복(위드 코로나) 1단계 시행 뒤 첫 휴일인 7일 서울 남산이 시민과 외국인 관광객들로 붐비고 있다. 홍인기 기자

단계적 일상회복(위드 코로나) 1단계 시행 뒤 첫 휴일인 7일 서울 남산이 시민과 외국인 관광객들로 붐비고 있다. 홍인기 기자


'미국·영국·한국의 누적 코로나19 관련 사망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서 만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누적 데이터 그래프가 지난 주말 트위터에서 화제였다. 특히 눈에 띄는 건 이 그래픽을 SNS를 통해 전파한 이들은 한국 방역 당국 관계자들이 아니었다. 미국의 의사들이다. 미국과 영국에 비해 극히 낮은 한국의 '코로나19 관련 사망률'을 "한국 공공의학 조치의 성공"으로 평가하려는 목적이다.



미국 혈액암저널 편집장 빈센트 라즈쿠마르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위터 캡처

미국 혈액암저널 편집장 빈센트 라즈쿠마르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위터 캡처


미국 '혈액암저널'의 편집장을 맡고 있는 빈센트 라즈쿠마르는 6일(현지시간) 이 그래프를 공유하면서 "한국이 역학의 교과서적 원칙을 따라 사망을 40분의 1로 억제했고, 인구의 75%에 백신을 접종했다. 이건 성공"이라고 밝혔다.

라즈쿠마르는 역학 전문가는 아니지만 트위터에서 정기적으로 코로나19 대응책 관련 글을 올리고 있다. 그는 2020년 4월 자신의 트윗을 꺼내면서 "당시에도 이미 한국의 정책이 모범적이라고 평가했다"고 밝혔다.



스콧 고틀리브 트위터 캡처

스콧 고틀리브 트위터 캡처


스콧 고틀리브 미국 전 식품의약국(FDA) 국장도 같은 그래프를 인용하면서 "한국은 공공보건 조치를 성공적으로 이행하면서 전체 인구의 70%가 백신을 접종할 때까지 사망률을 낮게 유지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미국은 많은 이들이 직접 병을 앓아 면역을 얻었고 그 과정에서 너무 많은 사람이 죽었다"고 비교하기도 했다.

고틀리브는 백신의 효과도 강조하면서 "한국은 코로나19 확진자는 늘고 있으나 사망과 입원자(중증환자) 수가 낮다"며 "방역조치 완화를 통해 코로나19 델타 변이를 토착화한 위협으로 대응하기 시작했다"고 평가했다.

고틀리브 전 국장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집권기인 2017년에 FDA 국장으로 임명됐지만, 코로나19 확산 전인 2019년에 물러났다. 그는 현재 보수 싱크탱크인 미국기업연구소(AEI)의 선임연구원으로 있다.

두 전문가가 공유한 그래프를 보고 많은 미국인들이 동조했다. 제리 브라운 전 캘리포니아 주지사는 "미국의 코로나19 대응 실패가 너무 크다"고 덧붙였다. 다른 이들도 "미국이 이렇게 될 필요가 없었다" "미국은 과학에 대한 신뢰 대신 무책임한 자유만 강조했다"고 논평했다.

물론 모두가 동의하는 것은 아니고 여전히 자유가 더 중요하다는 이들도 있다. 최근 미국의 쟁점은 백신 접종 의무화다. 안티백서(백신 반대론자)들은 "미국인들이 자연히 면역을 얻었다면 백신을 강제해선 안 되는 것 아니냐"는 주장을 폈다. 정부 조치에 동조하고 마스크를 쓰는 것이 문제가 아닌 한국의 문화적 특수성을 강조하는 이들도 있었다.

인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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