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의 걱정 "2030 조롱하고 역선택이라 폄훼하면 역풍밖에"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페이스북에 글 올려
"2030 실망 뒤엎을 지향점 제시해야"
尹측 "2030 이탈은 역선택 임무 마친 것" 시각에
2030 "MZ세대 조롱... 윤석열 이재명 모두 싫어"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페이스북 캡처.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무엇을 위함인지 알 수 없는 조롱과 역선택 주장으로 폄훼하면 돌아올 것은 역풍밖에 없다"고 말했다. 경선에서 홍준표 의원을 지지했던 2030세대의 탈당 이탈 움직임을 '민주당의 역선택 증거'라는 윤석열 후보 측에, 청년층도 'MZ세대 조롱'이라고 맞받아치며 경선 후 파열음이 확산하자 수습에 나선 것이다. 자신의 정치적 자산인 젊은층을 가만히 놔둬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도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는 7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페이스북에 "실망한 사람이 있다면 오히려 지금까지의 실망을 뒤덮을 만한 지향점을 제시하고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2030의 정치 참여에 대한 고민을 진지하게 해본 사람이라면 이것을 쌓기 위해 얼마나 긴 노력과 얼마나 진지한 접근이 필요한지 잘 알 것"이라며 "보수 정당에 있어 2030으로의 확장과 호남에서의 지지세 확보는 어떤 경우에도 포기해서는 안 되는, 그리고 어떤 경우에도 승리를 위해서 필요한 과정"이라고 강조했다.

이 대표의 글은 윤 후보 선출을 계기로 국민의힘을 지지한 2030세대 이탈 가능성이 점쳐지자 이 문제로 인한 혼란을 하루빨리 수습하려는 취지다. 홍 의원을 지지했던 젊은 세대 당원들은 경선 결과에 불만을 표시하며 탈당을 예고했다. 그러자 국민의힘 홈페이지 게시판엔 "2030세대 탈당은 역선택 임무를 마치고 돌아가는 것"이라는 취지의 글도 많았다. "위장 당원들이 엄청 가입했다. 민주당 정권이 우리 당 경선까지 마수를 뻗치고 있다"던 윤석열 후보의 지난달 4일 발언과도 같은 맥락이다. 애초에 홍 의원을 '역선택'하기 위해 가입한 민주당 지지 성향의 당원이 많다는 주장이다.

윤 캠프 측 윤희석 공보특보도 5일 본경선 결과가 발표된 뒤 라디오에서 '국민의힘 선거 결과는 민심을 거스른 당심 아닌가'라는 질문에 "(여론조사에) 저희 정당을 지지하지 않는 다른 정당 지지자들까지 포함돼 후보로 선출한다는 건 표의 결과를 왜곡시킬 수 있다"고 말해 비슷한 취지의 주장을 이어갔다.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 페이스북 캡처.

이에 2030세대 당원들은 MZ세대를 향한 조롱이라고 반발했다. 이들은 "이재명도 싫고, 윤석열도 싫은 것일 뿐"이라고 한다. 여명 전 홍준표 캠프 대변인도 "윤 후보가 2030세대를 위한 뭔가를 보여준 게 없기 때문에 그들의 지지를 받지 못한 것인데, 그걸 역선택이라고 하는 것은 말도 안 된다"고 불편해했다.

당사자인 홍 의원도 자신의 '비리 대선 불참 선언' 메시지를 두고 "원팀이 안 된다거나 당 분열로 보는 것은 크나큰 잘못"이라며 "당을 분열시킬 힘도 없고 또 그럴 생각도 없다"고 페이스북에 밝혔다.

그는 "꼭 대선 조직에 들어 가야만 원팀이 되는 겁니까?", "처음부터 백의 종군이라고 선언했으면 액면 그대로 봐주면 될 것을 꼭 못된 심보로 그걸 걸고 넘어지는 것은 획일주의 군사 문화의 잔재가 아닌가요?"라고 반문하며 "청년의꿈 플랫폼을 만드는 것은 열렬히 지지해준 그분들에 대한 보답일 뿐"이라고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또 "더 이상 이 문제가 거론이 안 되었으면 한다"고도 했다.

박민식 기자 bemyself@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