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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보통의 연애를 특별하게 만든 '유미의 세포들' [인터뷰]

입력
2021.11.08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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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빙 오리지널 '유미의 세포들'을 만든 사람들. 왼쪽부터 송재정 작가, 이상엽 감독, 김윤주 작가. 티빙 제공

티빙 오리지널 '유미의 세포들'을 만든 사람들. 왼쪽부터 송재정 작가, 이상엽 감독, 김윤주 작가. 티빙 제공

"연애하다 헤어진 기분이야... 왜 내가 연애를 한 것 같지?"

유미(김고은)가 웅(안보현)과의 연애 종료를 선언하며 시즌1의 막을 내린 티빙 오리지널 '유미의 세포들'에 대한 시청자 반응이다. 30대 평범한 직장인 유미의 가장 보통의 연애담에 대중이 빠져든 건 말 그대로 '유미의 세포들' 때문이다. 유미의 머릿속 세포마을에서 오직 유미를 위해 맷돌을 굴리던 그의 세포들 말이다.

"말하지 못하는 마음의 소리를 세포들이라는 귀여운 캐릭터를 통해 보여준 게 포인트였죠.(이상엽 감독)" 이동건 작가의 동명 웹툰을 원작으로 하는 '유미의 세포들'은 이성 세포, 감성 세포, 응큼 세포, 불안 세포, 이별 세포, 패션 세포, 세수 세포 등으로 유미의 심리를 섬세하게 묘사한다. 히스테리우스가 세포 마을을 점령하면 작은 일에도 신경이 곤두서거나 출출 세포가 뱃가죽피리를 불면 내키지 않는 소개팅 상대와도 식사를 하게 되는 식이다. "인물의 감정을 그릴 때 세포들을 직접 등장시켜 표현하는 것만큼 섬세하고 직접적으로 나타낼 방법이 또 있을까요.(김윤주 작가)" 지난 5일 '유미의 세포들'을 기획한 크리에이터 송재정 작가와 이 감독, 김 작가를 화상으로 만났다.

'유미의 세포들'은 실사와 3D 애니메이션을 결합한 국내 최초의 드라마다. 이 감독이 "팬심으로 만들었다"고 할 만큼 이미 큰 사랑을 받은 원작 웹툰을 영상화하는 과정에서 유일한 걸림돌은 세포들이었다. 제작진은 살아 움직이는 3D 애니메이션으로 세포들을 구현하는 쪽을 택했다. 결과물은 기대 이상. "미국 애니메이션 '심슨 가족' 정도만 되도 황송한 상황(송 작가)"이었는데 "너무 '고퀄'이라 놀랐(김 작가)"을 정도다. 세포들은 회당 60분 안팎의 러닝타임 중 15~20분 정도를 책임진다.


tvN에서도 방송된 티빙 오리지널 '유미의 세포들'은 3D 애니메이션과 실사를 더한 국내 최초의 드라마다. 방송 캡처

tvN에서도 방송된 티빙 오리지널 '유미의 세포들'은 3D 애니메이션과 실사를 더한 국내 최초의 드라마다. 방송 캡처

드라마의 큰 줄기는 원작을 그대로 따른다. 송 작가는 "원작이 워낙 훌륭해 손댈 데가 없기 때문에 최대한 살리는 데 방점을 두고 작업했다"고 했다. 다만 로맨스적 요소는 강화해 드라마적 재미를 더했다. 송 작가는 "첫키스나 베드신같이 원작에서는 생략된 로맨스 부분의 에피소드를 만드는 작업을 많이 했다"며 "중요한 에피소드는 좀더 키워서 과장하거나 자극적으로 구현하려고 신경 썼다"고 설명했다.

'웹툰을 찢고 나왔다'고 할 만큼 캐릭터와 잘 어울리는 캐스팅도 재미를 배가한다. 원작을 둔 드라마에 으레 따라붙던 캐스팅 논란이 이번엔 전무했다. 이 감독은 "촬영해보면 연출들은 금방 안다. (김고은과 안보현의) 투샷을 잡는데 둘이 되게 예뻤다"며 "웹툰에 나오는 표정을 따라해달라는 다소 황당한 주문에도 배우들이 신기하게 따라와 줬다"고 말했다.

'유미의 세포들'은 내년 중 시즌2 방송을 앞두고 있다. 미국 드라마 '섹스 앤 더 시티'를 염두에 뒀다는 게 송 작가의 귀띔. 그는 "주인공의 연애가 종료될 때마다 시즌이 하나씩 끝나는 '섹스 앤 더 시티'의 순한 맛 버전을 생각했다"며 "한 남자를 만나다 바로 다음 남자로 가는 과정을 시청자가 따라가지 못할 것 같아서 드라마도 연애 휴지기를 갖듯 시즌을 나눴다"고 했다.

유미의 연애가 새드엔딩을 맞는 것으로 끝을 낸 시즌1은 여운을 크게 남겼다. 유미 인생의 주인공은 '오직 유미 한 사람'이라는 메시지와 함께 사랑의 결실이 곧 성장은 아님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이 감독은 "시즌2에선 연애가 끝난 유미에게 후폭풍이 찾아온다"며 "새로운 남자(바비)와의 연애는 아마 웅이와의 연애와는 다를 것"이라고 했다. 그는 "촬영과 애니메이션 작업을 열심히 하고 있다. 내년 최대한 빨리 찾아뵙겠다"고 덧붙였다.

권영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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