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 바람 불면 심해지는 ‘치질’…화장실에서 휴대폰 사용 말아야

초기라면 생활 습관 개선으로 치료 가능

날씨가 추워져 치질이 심해지면 의자에 제대로 앉을 수조차 없게 된다. 게티이미지뱅크

날씨가 쌀쌀해지는 요즘 치질(치핵·치루·치열)로 대장항문외과를 찾는 사람이 부쩍 늘었다.

치질은 치핵, 치열, 치루 등 세 가지로 나뉜다. 이 가운데 치핵은 전체 치질 환자의 70~80%를 차지할 정도로 가장 많다.

치핵은 진행 정도에 따라 치료법이 다르다. 1도 치핵은 환자가 거의 느끼지 못할 정도로 작지만 종종 출혈이 나타날 수 있다.

2도는 배변 시 힘을 주면 혹이 밀려 나왔다가 제자리로 돌아간다. 3도는 배변할 때 항문 밖으로 밀려나온 혹을 억지로 손으로 밀어 넣어야 항문 안으로 들어가는 정도다.

4도는 배변 후 밀려나온 혹이 아예 다시 들어가지 않고 일상에서도 불편할 정도로 진행된 단계다.

1, 2기의 경우 약물 치료, 좌욕, 생활 습관 개선 등으로 어느 정도 치료가 가능하다. 하지만 3, 4기가 되면 전문의의 정확한 진단을 받고 수술해야 한다.

평소 아프지 않던 3도 이상 치핵도 관리법에 따라 항문 밖으로 빠져나온 혹을 방치하면 혈류장애를 일으켜 조직이 괴사하는 ‘감돈 치핵(嵌頓 痔核ㆍstrangulated hemorrhoids)’이 될 수 있다.

따라서 항문의 혈액순환을 원활하게 해줘야 한다. 특히 배변할 때는 장시간 휴대폰을 보면서 화장실에 오래 앉아있거나 세게 힘주는 습관을 피하고 건강한 배변습관을 유지해야 한다.

또한 치질을 앓고 있다면 술을 삼가야 한다. 술을 마시면 말초혈관이 확장되고 혈류량이 늘어나 치핵 부위에 출혈이 일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수분을 충분히 섭취하고, 변비가 있다면 방치하지 말고 적극적으로 치료해야 한다. 좌욕은 항문 주위를 청결하게 할 뿐만 아니라 혈액순환을 원활하도록 돕기 때문이다.

황재관 한솔병원 대장항문외과 진료부원장은 “치핵을 예방하려면 차가운 곳이나 딱딱한 의자에 오래 앉아있는 것을 피해야 한다”며 “찬 바닥에 장시간 노출된 경우에는 귀가 후 5~10분가량 온수 좌욕을 하는 것이 좋다”고 했다.

치핵을 예방하려면 이런 유발 요인을 피해야 한다. 우선 변비가 생기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육류보다는 채소ㆍ과일처럼 식이섬유가 풍부한 음식을 먹고, 물을 갈증이 없더라도 수시로 많이 마시는 것이 좋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dkwon@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