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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소수 주입 없이 디젤차 운행' 카드 만지작거리는 정부... 대기오염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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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소수 품귀현상이 갈수록 심각해지면서 '배기가스저감장치(SCR)' 작동을 생략하고 디젤차량 운행 허가에 나서야 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요소수 부족으로 파생될 대형 화물차나 택배차량 운행 중단은 막아보자는 취지에서다. 당장, 불거질 물류대란을 피하면서 대안 마련에 필요한 시간도 벌어보자는 계산이다. 하지만 반대쪽에선 무분별한 배기가스 배출로 빚어질 환경오염에 대한 우려의 시각도 제기된다.
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요소수 대란을 피하기 위한 대안으로 요소수 주입 없이 디젤차 운행이 가능한 규제 완화가 꼽힌다. 중국산 대체품 구하기가 힘든 데다, 산업용 요소수의 차량용 전환 방법도 여의치 않은 상황에서 선택할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방안이란 진단이다.
요소수는 경유 차량에서 발생하는 질소산화물(NOx)을 물과 질소로 바꿔주는 성분으로, 2016년 이후 제작·수입된 경유 차량에 의무적으로 장착된 SCR에 들어가는 필수품이다. 질소산화물은 대기오염의 주원인이자 발암물질이기 때문에 무단으로 SCR를 탈거·훼손하면 대기환경보전법에 따라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현재 운행되는 디젤 화물차 330만 대 가운데 60%인 200만 대 정도는 SCR가 장착돼 요소수가 부족할 경우 차가 운행 중 시동이 꺼지거나 속도가 20% 정도로 감소해 사실상 운행이 불가능하도록 설계됐다.
항만에서 컨테이너를 옮기는 트랙터와 운송기기 등도 요소수 주입은 필수다. 운송업계와 인천항만공사에 따르면, 비축된 요소수는 이르면 이달 말께 소진될 것으로 보인다. 또 쿠팡, CJ대한통운, 한진택배, 마켓컬리 등 택배 업체들도 2~3개월치의 요소수만 보유한 상황이다. 당장 발등에 떨어질 물류대란을 피하기 위해선 SCR 작동 없이 디젤차량 운행을 허가해야 한다는 이유다.
반발도 만만치 않다. 디젤 차량이 요소수 없이 운행할 경우 NOx 등을 포함해 여과 없이 배출될 오염물질 때문이다. 203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2018년 대비 40% 줄이고, 2050년을 ‘탄소중립’ 달성 목표 시점으로 공표한 정부 방침에도 어긋난다. 정해진 시점도 없는 가운데 요소수 없이 운행 가능한 디젤 차량 허가는 환경 파괴만 불러올 뿐이란 비판적인 시각에서다. 환경부 내에서도 회의적인 시각이 나오는 배경이다.
이에 대해 디젤차 운행의 규제 완화를 옹호하는 것으로 알려진 산업부에선 소프트웨어(SW)를 새롭게 코딩, 요소수 없이 디젤 차량의 정상 주행이 가능한 방안을 제시했다. 차량에 부여된 SW 코드만 변경하면 되는 형태로, 추가 개발 기간이나 비용도 거의 들지 않는다. 다만, 차량에 장비를 직접 연결해야 작업이 가능하다는 단점이 있다. 자동차 업계에서는 화물차만 대상으로 진행해도 4~5개월가량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이날 국토교통부도 이달 8일부터 환경부, 경찰청, 17개 시·도와 한국교통안전공단 등 유관기관 합동으로 실시할 예정이었던 '하반기 불법자동차 일제단속 및 민간 자동차검사소 특별점검'을 차량용 요소수 수급이 안정될 때까지 잠정 연기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또 "이는 요소수 매점매석 행위 집중단속 등 요소수 수급대책에 집중하기 위한 조치다"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정부의 신속한 조치를 촉구했다. 하성용 한국자동차공학회 부회장은 “요소 대체 수입선 확보, 중국 정부 설득, 새로운 디젤 엔진 개발 등의 대안보다 한시적으로 요소수 없이 화물차가 다니는 것을 허용하는 것이 그나마 현실적인 방안이다”고 조언했다.
한편, 정치권의 움직임도 분주하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는 요소수 품귀 사태와 관련, 당내 긴급점검회의를 주재하면서 "당장 급한 일시적인 공급 부족 문제는 특사단을 파견하는 방법을 동원해서라도 대책을 강구하는 게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매점매석에 대한 관리통제와 필요시 관리통제, 나아가 공공영역에서 수입 유통을 일정 정도 담보하는 방법도 강구해 달라"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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