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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 윤석열을 '정권교체 도구'로 추인... 이재명과 125일의 혈전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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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의 선택은 윤석열이었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5일 국민의힘 대선후보로 선출됐다. 검찰총장에서 자진 사퇴한 지 8개월, 대권 도전을 선언한 지 4개월 만의 초고속 변신이다. 현직 검찰총장의 대선 본선행 자체가 논쟁적으로, 한국 정치의 취약성을 드러냈다. '정권교체'를 내건 윤 후보의 승승장구는 문재인 정부에 대한 민심의 실망과 분노가 그만큼 크다는 뜻이기도 하다.
이로써 내년 3월 대선은 윤 후보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양강구도를 중심으로 심상정 정의당 후보,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가 가세한 잠정 4파전이 됐다. 윤 후보는 대선후보 수락 연설에서 “이번 대선은 '상식의 윤석열'과 '비상식의 이재명'의 싸움”이라며 “대장동 게이트가 상징하는 거대한 부패 카르텔을 뿌리 뽑고 정치권을 개혁하겠다"고 말했다.
윤 후보는 최종득표율(일반국민 여론조사와 당원 투표를 50%씩 반영해 합산) 47.85%를 얻어 1위를 차지했다. 과반 득표는 하지 못했다. 2위 홍준표 의원(41.50%)과의 차이는 6.35%포인트에 불과했다.
윤 후보의 승리는 당원들의 압도적 지지 덕이었다. 윤 후보는 당원 투표에서 57.77%(21만34표)를 얻어 홍 의원(34.80%·12만6,519표)을 20%포인트 넘게 앞섰다. 정치 신인인 윤 후보가 당심을 사로잡은 건 ‘문재인 정권에 온몸으로 저항한 아이콘'이란 상징성 때문이었다. 그는 검사 시절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을 구속시켰지만, 보수 표심은 그를 정권교체의 도구로 추인했다.
윤 후보의 과제도 명확해졌다. 일반국민 여론조사에서 그는 37.95% 득표에 그쳐 홍 의원(48.21%)에게 10%포인트 이상 밀렸다. '민심의 선택을 받지 못한 후보'라는 꼬리표는 두고두고 윤 후보를 따라다닐 것이다.
다만 '원팀 모드'가 곧바로 만들어지면서 윤 후보는 홀가분하게 대선 레이스를 시작하게 됐다. 홍 의원과 유승민 전 의원(최종 7.47% 득표), 원희룡 전 제주지사(3.17% 득표)는 모두 정권교체와 화합을 강조하며 승복 메시지를 냈다.
내년 3월 9일인 대선일까지는 125일. 이번 대선 레이스는 유례 없는 혼전이 될 전망이다. 최근 각종 여론조사에서 정권교체 찬성 여론이 60%대에 이르지만, 윤 후보가 그 민심을 받아 안지는 못한 상태다. 보수진영과 진보진영이 윤 후보와 이 후보를 중심으로 똘똘 뭉쳐 있는 상황에서 중도·무당층 유권자들은 찍을 사람을 찾지 못하고 있다.
대선 키워드가 '비호감'이 된 것은 판세 예측을 더욱 어렵게 한다. 윤 후보는 본인이 고발사주 의혹에 휩싸인 데다 장모가 비리 의혹으로 재판을 받고 있고, 이 후보는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에 연루돼 있다는 의심을 받고 있다. 윤 후보와 이 후보 모두 수사 대상에 오를 가능성도 있어서 대선 승부가 수사 결과라는 제3의 요인에 의해 갈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안철수 후보와 심상정 후보의 제3지대가 점점 커지는 것은 이 같은 불확실성 때문이다. 국민의힘과 민주당의 혼전이 계속되면, 제3지대 세력과의 후보 단일화나 선거 연합 등이 대선 중대 변수로 떠오를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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