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거간꾼 일벌백계" 경고에…안철수 "곧 권한 없어질 분"

입력
2021.11.05 07:10
'악연' 이준석-안철수 대선 국면에서도 말싸움
'단일화 여부'에 신경전 펼치며 기선 제압 포석

6월 16일 여의도 국회에서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를 방문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오대근기자

"내일이면 (당 대표 권한도) 넘어가지 않나."(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슈퍼챗만 받으시면 되겠다. 근데 평론은 진짜 못하시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서로가 인정하는 '정치 악연'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의 기싸움대선 장외 관전 포인트로 떠오르고 있다.

노원병 지역구 대결에 이어 물 건너간 합당 논의, 그리고 대선 단일화 '밀당'까지. 두 사람의 갈등은 말싸움에서 시작해 말싸움으로 끝나는 모습이다. 특히 말꼬리를 잡아가며 물고 물리는 입씨름이 특징이다.

한동안 잠잠했던 두 사람은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의 대선 출마 이후 서로를 향한 말폭탄을 줄줄이 쏟아내며 신경전을 펼치고 있다. 두 당의 후보 단일화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만큼 기선 제압에 나서려는 포석이다.



"아직도 정치평론가냐" vs "당신은 패널도 안 된다"

6월 16일 여의도 국회에서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를 방문해 인사를 나누고 있다. 오대근 기자

안 대표가 1일 대선 출마를 선언하자, 이 대표는 "딱 6개월 전에 이미 예견했다. 그때도 무운을 빌어드렸다"며 안 대표의 대선 출마를 평가절하하는 내용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페이스북에 올렸다. 그러자 발끈한 안 대표는 3일 YTN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아직도 정치 평론가 때 버릇을 버리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이 대표의 반격은 거셌다. "안 대표는 패널도 못 한다. 패널은 아무나 하는 줄 아느냐"고 몰아세우더니 "'너는 패널이고 나는 정치인'이라는 식으로 접근하는 것 자체가 굉장한 신분 의식이고 자의식 과잉이다. 적당히 하라"고 쏘아붙였다.

이 대표는 4일에도 '정치평론가' 공방을 이어갔다. 안철수 대표가 본인의 유튜브 채널 '안철수 소통라이브'에서 "이재명 후보와의 일 대 일 대결에서 국민의힘 후보가 이길 가능성이 낮다"고 언급한 걸 두고 "이런 게 정치평론의 사전적 정의"라며 "근데 평론 진짜 못하시네요"라고 꼬집으면서다. '정치평론가 버릇 못 버렸다'던 안 대표의 비판을 비틀어 받아친 것.

그러면서 "유튜브까지 켜놓고 이제 슈퍼챗만 받으시면 된다"고도 비꼬았다. 슈퍼챗은 유튜버들이 라이브 방송에서 실시간 채팅방을 통해 시청자로부터 후원금을 받는 기능이다.




"거간꾼 일벌백계" vs "어차피 내일이면..."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지난달 26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 인터컨티넨탈 호텔에서 열린 ‘제10회 이데일리 W페스타’에 참석해 인사하고 있다. 뉴시스

신경전은 이준석 국민의힘 '당 대표 권한'을 두고도 맞붙었다. 이 대표가 "대선 때 (안철수 대표와 단일화를 요구하면서) 부화뇌동하고 거간꾼 행세하는 사람이 있다면 나오는 순간 일벌백계로 처리하겠다"고 경고하자, 안 대표는 "내일이면 당 대표 권한이 대선후보로 넘어가는 거 아니냐. 그런 것들(일벌백계)을 결정하는 권한도 대선후보에게 가기에 별로 의미 있는 발언으로 생각하지 않는다"(4일 MBC 라디오)고 응수한 것이다.

내일부터 자신의 상대는 이준석이 아니라 국민의힘 대선후보이기에 앞으로 이 대표 말을 신경 쓰지 않겠다는 거다. 안 대표의 이 말에 방송인 김어준씨도 힘을 보탰다.

김씨는 자신이 진행하는 TBS 교통방송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여야 모두 대선 후보가 당무 우선권을 갖게 된다"며 "이준석 대표는 일벌백계할 힘이 없고 (이 대표의 말은) 대선판에 영향을 줄 발언도 아니다. 이준석 대표가 뭐라고 하는 건 이번주까지만 유효하다"며 이 대표를 깎아 내렸다. 대선 후보가 선출되면 대표 권한은 대선후보에게 넘어가고 대표는 단순한 관리자 역할에 그칠 수밖에 없다는 설명.

그러나 국민의힘에선 이 대표 취임 이후 국민의힘 신규 당원이 급증했고, 특히 이 대표가 2030 남성들의 지지를 등에 업고 있다는 점에서 대선후보 선출 이후에도 '이준석 역할론'은 유지될 수밖에 없다는 견해도 적지 않다.



강윤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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